[단독] 금감원 늑장 안내에 은행 바젤은행감독위 보고 ‘혼란’

금감원, 바젤은행감독위원회 규정 개정에 설명 필요한 부분 안내
은행업계 “공시 하루 앞두고 안내하는 건 너무 늦어 애로”
전문가 “시중은행이 BCBS와 다른 내용 문의 이어지자 재해석 내놓아”
시중은행 중 일부는 유가증권 거래규모 차이가 발생할 정도

은행업계가 시스템 중요도 자료 제출과 관련한 금융감독원의 늑장 안내로 혼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를 하루 앞 두고 금감원이 자료 수정을 요구하면서 감독당국 업무보고서와의 일치 여부, 경영공시 수정, 안내 자료 재인쇄 등 혼선이 초래됐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30일 시중은행들에게 '시스템적 중요도 자료 제출시 유의사항'을 안내했다. 작년 국제회계기준이 변경됨에 따라 바젤은행감독위원회(Basel Committee on Banking Supervision, BCBS)의 규정 개정으로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 그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금감원도 매년 글로벌 시스템적 중요 은행(G-SIB), 국내 시스템적 중요 은행(D-SIB)을 선정한다.

하지만 유의사항을 안내 받은 은행 현장에서는 혼란이 일었다. 일부 은행에선 시스템 중요도 공시가 감독당국 업무보고서와 은행연합회 경영공시 등에도 공시되는 데 공시를 하루 앞두고 안내한 것은 너무 늦은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일반적으로 은행은 공시일 10일 전 정도 공시안을 확정하고 배포 자료 인쇄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매년 하고 있는 사항으로 크게 차이 날 내용은 없다"면서 "변경하는 게 아니고 주어진 양식을 그대로 작성하면 된다. BCBS에 보내 선정 자료로 쓰는 것이기 때문에 작성 시 조금 유의해 달라고 안내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금감원은 "은행 측에서 문의한 부분이 있고 그 사항들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안내 사항은 BCBS에 제출하는 지시자료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이라며 "안내 사항은 공시와 일정부분 관련이 있지만 그 경영공시에 어떤 식으로 작성하라고 지침을 준 것은 아니다. 기한을 주고 작성을 요청한 자료여서 아직 제출기한은 많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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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만약 일부 은행들이 잘못 작성했다면 공시가 바뀔 수도 있겠지만 기준이 명확한 부분"이라며 "일부 은행들이 오해하고 있을 수 있고 그 잘못된 부분을 알려주는 게 금감원의 업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금감원이 규정에 대한 잘못된 해석을 뒤늦게 인지하고 수습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 전문가는 "시중은행들이 BCBS와 다른 내용에 대해 문의하면서 금감원이 유가증권 등에 대한 평가 방법을 잘못 안내한 것을 인지하고 재해석해 내놓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체 은행이 잘못 알고 있지는 않으며 몇몇 오해할 사례가 있을 수 있어 안내한 것"이라며 "저희가 안내한 부분 자체도 기술적인 부분이라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공시가 바뀔 가능성은 없는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감원의 유의사항 안내로 인해 시중은행 중 일부는 유가증권 거래규모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