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두고 “대로변 참사”… 이상민 탄핵재판 시작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에 대한 첫 변론준비절차에서 이 장관 측 법률 대리인이 "막을 수 없었던 '대로변 참사'였다"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는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사 소심판정에서 국회가 제출한 이 장관 탄핵소추안에 대한 변론준비절차를 열고 청구인(국회)과 피청구인(이 장관) 양측의 쟁점 정리를 진행했다.

재판부는 이날 절차를 시작하며 '이태원 참사'와 '이태원 사고'라는 국회와 피청구인 측의 용어 혼재 상황에 대해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와 탄핵소추 의결서 등을 이유로 들어 '참사'라는 용어를 쓰겠다고 우선적으로 밝혔다.

피청구인(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측 법률대리인은 이날 변론준비절차에서 지난 이태원 참사에 대해 "구청장·경찰서장·소방서장 등이 모여서 걱정했더라도 막을 수 없었던 '대로변 참사'였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의) 다중운집에 대해 일일이 사전 파악하고 대응하는 일이 우리나라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인가"라며 "재난안전법 등을 통해 시민들의 모임을 국가가 금지시켜야 하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매년 비슷한 행사를 관리하는 소방서장·경찰서장도 이러한 위험에 대해 인식하지 못했는데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런 일에 모두 대응하느냐"라며 "(국회의 탄핵소추안 제출은)행안부 장관에 대한 정치적 추궁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청구인(국회) 측 법률대리인은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현장은 일반적인 다중 모임 장소와는 완전히 다른 성격"이라며 "폭 3m에 길이 30m 남짓한 좁은 골목길에서 발생한 사건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재난이 발생하기 전 (시민들로부터) 112 신고가 계속됐던 상황"이라며 "(행정안전부 측에서)이번 재난 발생에 대해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중앙통제단장 등은 기존의 현장 인원을 통제하는 역할에 한정될 것"이라며 "경찰인력·구급요원 등 새로운 인력의 투입에 대해서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차원에서 논의돼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 재난안전 총괄부처로서 행정안전부의 책임을 추궁했다.

청구인 측은 또 이태원 참사 다음날 대통령 주재로 열린 대책회의에 피청구인이 대면 참석이 아닌 전화 연결 방식 참석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 "주장 사실의 증명을 위해 피청구인의 통화 기록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쟁점 정리 절차를 마치면서 오는 18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청사 소심판정에서 한 차례 더 변론준비기일을 속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회는 지난 2월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태원 참사 당시 예방 조처를 소홀히 하고, 사고 인지 이후에도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다.

국회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 의결서는 다음날 헌법재판소에 제출됐다.

헌법재판소법 제38조(심판기간)는 '헌재가 심판사건을 접수한 날부터 180일 이내에 종국결정의 선고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