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종 세력 당원으로 등록해 권리행사 실질적으로 하고 있어”
“홍준표 ‘정당이 종교 지도자 말에 놀아나면 안 돼’ 맞는말”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31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국민의힘 당대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전 국정원장은 4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추종 세력을 이용해서 당원으로 등록해 권리행사를 실질적으로 하고 있다"며 "전당대회 결과도 신세 졌다고 하면서 말 안 들으면 공천 안 준다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페이스북이나 SNS에 글을 올리면서 손가락으로 정치를 하지만 맞는 말을 한다"며 "홍 시장이 '한 정당이 종교 지도자의 말에 놀아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홍 시장은 지방행정이나 잘하지, 왜 중앙 정치 얘기하냐'고 한 것도 이상하다"고 꼬집었다.
박 전 국정원장은 "이해가 안 되고 국가를 위해서도 종교가 정치를 지배하려고 하면 안 되는데 그 힘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며 "전광훈 목사 주장은 자기가 광화문 집회를 시작해서 대통령도 이겼고, 대선 때도 역할을 해 줬다"고 말했다.
전광훈 목사 논란과 대통령·집권 여당의 제주 4.3 추념식 불참에 대해 박 전 국정원장은 "과거 일본이 극우화돼서 아베 시대로 지나갔는데 꼭 그런 세상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완전히 극우, 흔히 말하는 빨갱이 척결하는 부대의 대통령만 하겠다는 것"이라며 "오히려 윤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이 팬덤 정치를 했다, 분열시켰다'고 하는데 실질적으로 가장 분열을 조장하고 있는 분이 윤석열 대통령 같다"고 직격했다.
이어 "지금 부산의 자갈치시장, 광주의 양동시장에서도 왜 대구 서문시장만 가냐고 불평들이 나온다"며 "물론 정치인, 대통령이 자기 잘하는 곳, 기 받는 곳을 가고 싶어 하지만 그건 아니다"고 윤 대통령의 행보를 비판했다.
그는 "자기를 배척하는 곳도 가서 같은 국민이기 때문에 설득하고 여러 가지 얘기를 들어야 하는데 대통령 선거 때나 그 전에 제주 4·3 사건 규명하겠다 해 놓고 안 가는 것도 말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전광훈 목사의 교회를 방문해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한다는 내용을 반대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후 김재원 최고위원이 미국에 가서 전광훈 목사를 지지하는 발언을 한 후 홍준표 대구시장이 비판하자 전 목사는 지난달 29일 유튜브 채널 '너 알아 TV'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을 향해 막말을 퍼부으며 논란이 확산됐다.
이후 김기현 대표와 홍준표 시장이 설전을 벌이는 상황까지 이어지며 전광훈 목사를 놓고 국민의힘 내부에 갈등 상황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