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 PE, 한샘 지분 가치 3300억원…인수금융 7천억의 46% 불과
인수자금 빌려 준 금융사들 ‘비상’…약정 준수 유예로 위기 모면
◆…IMM PE가 입주해 있는 강남파이낸스센터 건물 입구. 사진=임민원 기자
사모펀드 운용사 IMM PE가 인수한 한샘의 지분 가치가 주가 하락으로 3300억원에 그치면서 한샘 인수에 돈을 빌려준 대주단(금융회사)에 비상이 걸렸다.
IMM PE가 한샘을 인수하면서 금융회사에 빌린 돈은 7000억원 가량인데 그 돈으로 산 주식값은 빌린 돈의 절반에도 못미쳐 금융회사들이 돈을 떼일 위험에 처한 것이다. 다행히 IMM PE의 신용도에 힘입어 대주단과 출자자의 도움으로 인수금융 약정 조건 준수를 일정 기간 유예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IMM PE측은 이와 관련 인수금융 약정에서 EOD(기한 이익상실) 조건 중 무슨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지와 유예기간이 언제까지 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IMM PE는 한샘 지분 27%를 1조4413억원에 인수했다. 이때 IMM PE 블라인드 펀드인 IMM로즈골드4호에서 4000억원, 롯데쇼핑에서 3000억원, 인수금융으로 7000억원 상당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IMM PE가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떨어지면 투자자보다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린 인수금융에 문제가 생긴다. 인수금융으로 빌린 돈보다 주식의 값이 높아야 담보가치가 유지되는데 한샘의 경우 빌린 돈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상황이 벌어져 금융사들이 만기 이전에 대출금 회수를 요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샘의 주가는 5만원대 초반이어서 IMM PE가 보유한 주식의 가치는 3274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금융회사에서 빌린 인수금융 7000억원의 46%에도 못미쳐 담보가 부족한 상황이다.
인수금융 만기는 대개 5년이다. 한샘 인수금융은 2021년 말과 2022년 초에 걸쳐 이루어져 만기가 3~4년 가량 남아 있다. 따라서 '만기연장' 이슈는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한샘의 경우 경기 침체와 주가 하락, 영업손실, 자사주 매입에 따른 현금 유출로 만기 전이라도 투자(대출)약정서상 EOD 상황이 발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담보유지 비율이 몇 퍼센트로 약정되었는지와 EOD 선언 여부를 묻는 조세일보의 질의에 IMM PE는 "외부적 요인 및 주가 하락으로 인수금융 약정 조건을 일부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여 지난해 8월 대주단 및 출자자에게 사전 설명 및 보고를 했다"며 "대주단 및 출자자들의 이해와 협조로 지난해 12월 대주단의 동의를 얻어 인수금융 약정 조건 준수를 일정 기간 유예를 받았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를 거부했다.
인수금융을 제공한 금융회사도 이자를 받지 못하거나, 담보비율이 떨어지면 규정에 따라 인수금융에 대한 대손 처리(대손상각)를 해야 하는 실정이다. 만약 금융회사들이 '기한의 이익을 상실(EOD)'시킬 경우 ①담보로 잡은 한샘 주식을 매도하거나, ②인수금융에 연대보증한 투자자들이 인수금융을 인수하거나 추가 담보를 제공하는 등 방안이 있을 수 있다.
인수금융을 제공한 금융회사와 어떤 방식으로 인수금융 담보 부족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묻는 질의에도 IMM PE는 "대주단의 동의를 얻어 인수금융 약정 조건 준수를 일정 기간 유예를 받았다"는 답변으로 갈음했다.
한샘은 2022년 전체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하고 주가도 하락했다. 결산기에 하임·하임1호·하임2호(지분 합 27.7%)가 투자한 한샘 지분의 '투자지분 평가손실'을 반영할 것이다. 하임 등에 투자한 SI, FI도 투자주식(지분) 평가손실 반영이 불가피하다.
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면 그 근거자료와 함께 설명해 달라는 조세일보의 질의에 IMM PE는 답변을 내지 못했다.
한편, 한샘 인수의 전략적투자자인 롯데쇼핑은 한샘 주가 하락에 따른 부담과 책임을 많이 떠안을 것으로 보여진다. 여러 가지 부담부 옵션이 부여되었을 것으로 추정하는 대목이다. 즉, 한샘 주가 하락 시 연대보증에 따른 인수금융 인수, 또는 담보 보충, 재무적 투자자가 보유한 한샘 주식 매입 옵션 등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조건들이 실행되었는지 또는 어떠한 옵션이 있는지에 대한 질의에도 IMM PE는 "인수금융 세부 조건, 인수 참여 기관 정보 등은 공개할 수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