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개인 중복 투표 가능한 엉터리 여론조사 진행"
"공영방송 공공성, 독립성 문제 직결된 이슈에 허술한 조사로 여론전"
"대통령실 수신료 분리징수 설문 이유, 정책 필요성 아닌 KBS 현 경영진 교체"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이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7일 KBS 수신료 제도 여론조사와 관련 "대통령실이 얼마 전 KBS 수신료와 관련 개인의 중복 투표가 가능한 엉터리 여론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며 "윤석열 정부의 언론탄압 타깃이 KBS로 이동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고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말도 안 되는 일로 MBC를 고발해서 국제적 망신을 당해 놓고도 아직 성에 차지 않은가 보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고 최고위원은 "공영방송의 공공성, 독립성 문제와 직결된 민감한 이슈를 진지한 고민과 토론도 없이 이런 허술한 조사로 여론전을 펼치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심한 작태는 언론노조에 속해있지 않는 또 하나의 노조인 'KBS 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라는 곳에서 지난 5일 발표한 성명에서 확인할 수 있다"며 "'현 정부와 집권 여당이 KBS 수신료 분리징수에 팔을 걷어붙인 이유를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그리고 해법을 계속해서 보내왔다'고 시작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대체 대통령실이 여론몰이식 여론조사를 뜬금없이 띄운 이유가 궁금했는데 그 전말이 이 안에 담겨 있다"며 "밑에 보시면 큰따옴표 안에 '현 경영진이 교체되면 굳이 수신료 분리징수를 할 필요는 없다'고 적혀 있다"고 말했다.
고 최고위원은 "통상적으로 큰따옴표를 표시할 때는 이 성명을 쓴 사람들의 주의 주장이 아니라 누군가의 발언을 그대로 옮겨 담은 것"이라며 "즉 대통령실이 수신료 분리징수를 국민께 물은 이유는 정책적 필요성 때문이 아니라 현 KBS 경영진을 교체하고 잘라내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현 정부의 꼼수가 이렇게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KBS 노동조합은 허위사실을 작성한 것이 아니라면 언론의 독립성을 저해하는 발언을 한 이자가 누구인지 밝히고 책임을 묻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현 정부에서 보내온 해법이라고 언급돼 있는 것을 보면 대통령실 관계자일 가능성 또한 있다"며 "이런 것들을 조사하라고 대통령실의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있는 것"이라고 대통령실을 겨냥했다.
고 최고위원은 "수신료는 단순한 시청료가 아니다"며 "공영방송이 권력과 자본의 눈치를 보지 않고 공적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하는 공영방송의 재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방송법에 입법적 근거가 있고 헌법재판소도 수신료가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의 토대임을 판결로 인정한 바 있다"고 짚었다.
또한 "대법원은 수신료와 전기요금 통합 고지가 공익에 기여한다고 판단한 바도 있다"고 덧붙이며 "KBS 노동조합과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의 답을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달 9일부터 KBS TV 수신료(월 2500원)를 전기요금과 분리 납부하는 방안에 대한 국민 공개 토론을 진행하는 가운데, 7일 오후 2시 기준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국민참여 토론게시판에는 관련 의견이 5만4717여건 올라왔다.
해당 의견에 대한 찬성(추천)이 5만2761건, 반대(비추천)가 1956건으로 이번 토론은 오는 9일 마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