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불황에 법인세 반토막

삼성전자·SK하이닉스 법인세액 47.33% 감소
카카오 법인세 급증…네이버는 소폭 감소
IT기업들 '손해나는 장사', 매출 늘어도 이익은 감소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지난해 10개 IT, 전기 전자, 인터넷플랫폼 기업의 사업보고서(별도재무제표 기준)를 분석한 결과 법인세액이 2021년 대비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이들 10대 기업의 지난해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이하 세전순이익)은 38조8434억 원, 법인세액은 7조3623억 원으로 2021년 59조1623억 원, 12조5273억 원 대비 각각 35.04%, 41.23% 감소했다. 반면 매출액은 342조2959억 원에서 358조6090억 원으로 4.77% 증가했다. 매출은 늘어도 이익률은 떨어지는 장사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정 내수 중심 업종을 제외하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망 불안과 잇따른 금리 인상, 고점을 경신 중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 부진이 겹치면서 불황의 그늘이 업종 전반에 드리운 것으로 평가된다.

먼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021년 10대 기업이 부담한 법인세 12조5273억 원 중 90.18%에 해당하는 11조2967억 원을 납부,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2021년 대비 47.33% 줄어든 5조9497억 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10대 기업 법인세(7조3623억 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0.81%로 2021년 대비 9.36% 포인트 줄어들었다. 전반적인 IT 산업의 수요부진, 특히 주력인 메모리 업황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2021년 매출액 199조7447억 원, 세전순이익 38조7045억 원, 법인세 7조7335억 원에서 지난해 매출액 211조8675억 원 세전순이익 29조6919억 원, 법인세 4조2731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2조1278억 원(6.07%) 늘었으나 세전순이익과 법인세는 각각 9조126억 원(23.29%), 3조4604억 원(44.75%)이 감소하며 실속 없는 장사를 했다.

SK하이닉스의 세전순이익은 13조1304억 원에서 4조4670억 원으로 8조3364억 원(65.98%), 법인세는 3조5632억 원에서 1조6766억 원으로 1조8866억 원(52.95%) 급감하며 심각한 업황 부진의 그늘을 맛봐야 했다. 매출액도 2021년 41조5573억 원에서 2022년 37조8787억 원으로 3조6786억 원(8.85%) 줄었다. LG전자와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도 글로벌 IT 산업 침체를 피하지는 못했다. LG전자의 중단사업 손익을 포함한 법인세는 2021년 –857억 원, 2022년 –496억 원으로 2년 연속 법인세 부담이 없었다. 매출액은 2021년 27조1153억 원 대비 6764억 원(2.49%) 증가한 27조7917억 원을 보였다.

LG이노텍의 경우 2021년 1조611억 원이었던 세전순이익 지난해 954억 원(8.99%)이 감소한 9663억 원, 법인세 납부액은 2021년 2810억 원에서 262억 원 줄어든 2554억 원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매출액은 30.82%(4조4981억 원) 늘어난 19조929억 원에 달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 2021년 2392억 원에 달했던 세전순이익은 지난해에는 3조4145억 원 적자로 반전되며 2년 연속 법인세가 부과되지 않았다. 매출액은 지난해 24조1312억 원, 2021년 28조3649억 원으로 4조2337억 원 줄었다.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에스디에스는 업종에 따라 명암이 갈렸다. 삼성SDI의 경우 지난해 세전순이익은 1조647억 원으로 2021년 7095억 원 대비 3552억 원(50.07%) 상승한 가운데 법인세도 1129억 원에서 1989억 원으로 860억 원(76.13%) 나 늘어나며 선전했다.

삼성전기의 2022년 실적은 매출액 7조2450억 원, 세전순이익 9233억 원, 법인세 2219억 원으로 2021년 매출액 7조1997억 원, 세전순이익 1조466억 원, 법인세 2219에 달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453억 원(0.63%) 증가한 반면 세전순이익과 법인세는 각각 1233억 원(11.78%)과 148억 원(6.23%)이 하락했다.

삼성에스디에스는 법인세부과처분취소소송 항소심 승소에 따른 효과(1639억 원)가 당기 법인세에 반영되면서 2022년 세전순이익 4823억 원을 시현했음에도 당기 법인세 수익(환급) 478억 원이 발생하며 세액은 발생하지 않았다.

네이버를 포함한 카카오 등 인터넷플랫폼 기업의 성적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카카오의 세전순이익은 2021년 5747억 원, 지난해 1조8793억 원으로 227%(1조3046억 원)가 증가했고 법인세도 681억 원에서 284.78%(1939억 원) 늘어난 7204억 원을 기록하며 두드러진 성장세를 나타냈다.

네이버의 경우 지난해 성적은 2021년 대비 다소 감소했다. 세전순이익을 보면 2021년 2조893억 원, 2022년 1조5667억 원으로 5226억 원(25.01%) 하락했으며 이에 법인세도 2021년 5646억 원보다 900억 원(15.95%) 줄어든 4746억 원으로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