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선거, 친명·비명 물밑 갈등? 대립 구도에 몰두할 여유 없어"
"정책적 유능함으로 원내대표직 수행해야"
"김기현 '의원 정수 감축'…그 자체가 일종의 포퓰리즘, 반정치적 개혁"
"美 한국정부 감청 정황…주미대사 초치했어야…尹정부, 지나친 저자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3월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대표-민주평화국민연대 간담회에서 홍익표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최근 장인상(喪)으로 급히 일시 귀국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계 복귀 가능성과 관련해 이 전 대표가 포스트 이재명으로서 주목을 받는다는 부분에 대해 현재까지 전혀 말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화한 홍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전날 이재명 대표하고 13개월 만에 다시 대면을 했는데, 당내 미묘한 기류가 있다는 얘기가 있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너무 과한 해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홍 의원은 "(포스트 이재명이란 말은) 밖에서 더 그렇게 하시는 거 같고. 이낙연 대표께서도 그런 생각에 대해 현재까지는 전혀 말씀 않으셨다"며 "당은 어쨌든 선출되신 당원들에 의해 현재 뽑힌 대표가 이재명 대표이기 때문에 이 대표와 함께 내년 총선을 잘 준비하는 게 당면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의 많은 의원들이 당연히 우리 당의 상임고문이시고 대선 후보로 당내 경선까지 치렀던 대표도 하셨던 분이기 때문에 선배 의원에 대한 당연한 예우 차원으로 조문을 했던 거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9일 이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 장인의 빈소가 마련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찾았을 때 빈소에서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힌 남성에 의해 거센 항의를 받았다.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힌 남성은 "개딸들 시켜서 이낙연 출당 조치시키라는 사람이 여기를 어떻게 무슨 낯짝으로 조문은 온다는 것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비난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빈소에서 이 전 대표를 만나 간단한 대화를 나눴다. 이병훈 의원은 "이 전 대표가 '당을 잘 이끌어달라'고 하자 이 대표가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인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염두에 두고 친명이냐 비명이냐 치열한 물밑 갈등이 있다는 관측에 대해 "외교, 경제 문제 등 심각한 국가적 현안이 너무 많아 이런 과제를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는 정책적 유능함을 갖고 원내대표직을 수행해야 되기 때문에 친명, 비명 이런 구도에 몰두하거나 돌아볼 여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홍 의원은 "어떤 특정 계파의 입장에 서는 것보다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이기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폭주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버팀목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만약 원내대표로 선출되다면 3선 이상 국회의원들의 험지 출마를 관철시킬 것인지 묻자 "도리어 제가 그걸 막아낼 생각이다. 그건 일종의 반정치적 정치개혁"이라며 "어차피 당의 시스템 개혁을 통해서 의정 활동이 나쁘거나, 지역 활동이 나쁜 경우에는 자연적으로 감산도 받고 해서 지역에서 나쁜 평가를 받으면 다시 출마하기 어렵다. 좋은 의원들을 어려운 지역으로 가게 해서 그분을 떨어뜨려 다시 못 들어오게 하는 것은 정치개혁이 아니라 반정치적"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전원위원회 논의를 앞두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의원들에게 '의원 정수 감축'을 주장한 것에 대해 "그 자체가 일종의 포퓰리즘, 반정치적 개혁이다. 30석 줄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100석을 줄이자는 건 더 정치개혁인가"라며 비판했다.
홍 의원은 "현재 국민 여론이 정치에 대한 불신, 국회의원들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으니까 국민들이 줄여라 하는 건데, 핵심은 의석수가 아니라 어떻게 일하는 국회, 국민의 현안 과제를 해결하는 보다 효율적인 국회 정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꾸 의석 수를 줄이는 문제로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방향에 영합해간다면 본질적인 정치개혁은 희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 정보기관이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등 관련 한국 정부를 감청해온 정황이 드러난 것에 대해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주한미군 부대하고도 굉장히 가깝고, 도감청 시설이 제대로 방비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우려가 있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이미 대통령실 이전 과정에서 제기됐다"며 "너무 그걸 가볍게 봤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몇 년 전 국가 간 정상회담에서도 우방국 독일 메르켈 총리를 비롯해 영국 총리 등 우방국 총리를 도감청을 했다는 게 누설됐다. 그 바람에 굉장히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뻘쭘해진 경우가 있었다"며 "결국 어떤 나라의 정보기관은 끊임없이 도감청을 하려고 노력을 할 것이고, 그것을 어떻게 잘 막으려고 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문제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한다면 외교적 경로를 통해서 항의하는 게 맞다"며 "최소한 주한미국대사를 초치해서 외교부에서 이에 대한 항의 입장을 전달하고 재발 방지를 하는 정도의 외교적 액션은 취해야 되는 게 맞지 않나. 최근 들어 윤석열 정부의 중요한 특징은 미국과 일본에 대한 지나친 저자세, 눈치 보기로 급급하다 보니까 이 자체를 언급할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주권 국가에 대한 도감청은 어떠한 형태든 간에 용납될 수 없는 일이고, 이런 일이 재발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전해야 된다"며 "미국이 한미동맹이라고 말은 하지만 동맹인 한국을 신뢰하지 않고 있고, 끊임없이 뭔가 감시하려고 하는 의도가 있는 건데 진정한 동맹이라면 이러한 방식의 접근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