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사과전 원인·사실규명이 우선돼야"
"정책 제조·입안·추진한 정부 1차 책임, 언론도 책임 있다"
"지금 누가 나서고 안나서고 얘기할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 사과할 일에 사과 안하거나 인색한 적 없었다"
성인 게임장 '바다 이야기' 사태의 책임소재를 두고 대정부 사과를 요구하는 열린우리당과 원인규명이 우선이라는 청와대간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은 24일 여당의 대국민사과 요청에 대해 "큰 원칙은 우선 원인규명과 사실파악을 먼저하고 그 이후 파악된 내용을 보고 범위, 수준에 맞게 어느 수준에서, 어떤 선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를 결정한다"며 선조사 입장을 견지했다.
이 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여당 요구대로) 당장 대국민 사과를 한다고 해서 뭐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실장은 또 "'대통령이 대국민사과를 해야한다'고 요구를 하는데, 참여정부에서 대통령이 대국민사과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경우 인색한 적이 없었다"며 "감사원 감사, 검찰 수사를 통해 진상과 사실, 전체적인 상황, 실태와 문제점이 드러나면 그것을 평가한 후 사과가 필요하면 방법이나 방식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하지만 사과가 전제되려면 정책의 잘못이나 문제점들이 밝혀지고 그것까지 따라와야 한다"며 "참여정부 들어 대통령이 사과할 일에 한번도 사과를 안하거나 인색한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총리 수준에서 사과를 하는 방안에 대해 이 실장은 "지금 누가 나서고 안나서고 얘기할 문제가 아니다"면서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나서 대통령이 사과하는 것이 좋겠다 하면 그렇게 하는 것이고 수준으로 봐서 적절한 것이 무엇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실장은 "성인오락실 관련 정책을 제조하고 입안하고 추진한 정부의 1차적 책임이 있다"면서 "그러나 국회도 이 과정에서 뭘 했는지 따져봐야 할 필요가 있다. 국정 4륜(입법·행정·사법·언론)의 한 축으로서 제대로 감시하고 챙기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실장은 "이번 사안은 언론이 4륜의 한 축으로서 사회 환경감시 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한 사례로 볼 수 있다"며 "언론학 교과서에 기록될 일이다. 언론도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실장은 "정부에서 하는 정책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고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려가면서 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시장에서 일어난 일을 제어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그래도 정부 정책의 실패나 오류로 봐야 한다"고 인정했다.
사행성 게임장 관련 정부의 대처 시기에 대해 이 실장은 "사행성 성인오락 문제는 지난해 11월경 이해찬 총리 시절부터 심각성을 인식하고 중점 단속에 나서 지금까지 2500여명을 구속하는 등 대책을 세워왔다"면서 "정부가 전혀 손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