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피해자 유족 2명에 지급
◆…박진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2018년 대법원의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국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이 조성한 재원으로 판결금을 대신 변제하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일제 강제징용 '제3자 변제' 해법에 따른 판결금 지급이 일부 시작됐다. 강제징용 피해자의 유족 일부는 정부가 전범기업 대신 변제하기로 한 '제3자 변제' 안에 따라 배상금을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외교부 등 관련 소식통에 따르면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은 이달 대법원의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 유족 2명에게 각 2억원 상당의 배상금을 지급했다. 2018년 대법원이 판결한 배상금과 5년간 지연 이자를 합쳐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변제금을 신청한 피해자 측은 '판결과 관련한 금전을 한국 정부로부터 대신 지급받는다'는 취지의 수령 신청서도 제출했다. 피해자 유족이 작성한 배상금 수령 동의서엔 '채권 소멸'에 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해법은 대법원 판결에 따른 피해자·유가족 분들의 법적 권리를 실현시켜 드리는 것으로서, 채권 소멸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어 판결금의 구체적 지급 현황에 대해선 "확인하기 어렵다"며 "조만간 진전 상황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외교부는 지난달 6일 2018년 대법원의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강제징용 피해자 15명의 판결금과 지연이자를 일본 피고 기업 대신 정부 측 재단이 지급한다는 '제3자 변제'를 발표했다.
이후 정부와 재단은 피해자 및 유족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변제안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절차를 진행해 왔다.
재원은 민간의 자발적 기여로 마련한다는 방침이었는데 지난달 15일 포스코가 재단에 40억원을 기탁해 기본적인 재원이 마련됐다.
일부 피해자들은 이 해법이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피고 기업 직접 배상 참여란 2가지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이유로 거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대법원으로부터 배상 확정 판결을 받은 피해자는 15명이고 이중 3명이 생존해 있다. 사망한 피해자에 대해서는 그 유족들이 배상금 수령권을 갖는다.
한편 중앙대 교수 113명은 이날 성명을 내고 윤석열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해법에 대해 "일본의 역사 부정과 배상 회피에 면죄부를 주는 대일 굴욕 외교"라며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 해법은 일본의 군국주의 침략 자체를 망각의 늪에 던지려는 조치"라며 "피해자들이 오랫동안 용기 있게 투쟁해 쟁취한 권리를 짓밟는 반인권적 행위이자 대법원 확정판결을 무시했다는 점에서 삼권분립 원칙을 위반한 반헌법적 폭거"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