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로서 대만 긴장에 무관심할 수 없어”
“세계 무역 50%와 반도체 70%가 대만해협 통과”
“대만 문제 우리일 아닌 위기” 마크롱 발언에 반박
◆…안나레나 베어복 독일 외무장관 <사진 로이터>
APF 등 외신에 따르면 베어복 장관은 13일(현지시간) 중국 톈진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대만과 관련한 발언을 반박하며 미국과 같이 공유된 가치를 가진 동맹과의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현재 안보 위협에 직면했을 때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는 전 세계 파트너를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있다"며 "독일과 EU로서 대만을 둘러싼 긴장에 무관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만해협의 군사적 위협은 세계적으로 최악의 시나리오"라며 "세계 무역의 50%가 대만해협을 통과하고 반도체의 70%가 이 지역을 통해 운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9일 사흘간의 중국 국빈 방문에서 돌아오는 기내 인터뷰를 통해 유럽이 미·중 패권경쟁에 휘둘리지 않고 '전략적 자율성'을 지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대만 문제에 대해서 "우리 일이 아닌 위기"라는 입장을 냈다.
이번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은 유럽 지도부의 거리두기가 뿐 아니라 프랑스 내에서도 외교적 실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같은 날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 또한 미국 순방길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주장한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은 "유럽의 중심을 중국으로 옮기고 미국과의 관계를 끊는 것을 의미한다"며 "대만이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하면서 우크라이나를 지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매체 르몽드지는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들을 언급하며 "오해가 자주 발생하면 외교적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이보 달더 전 북대서양기구(NATO) 주재 미국대사를 인용해 "마크롱이 전 세계 동맹과 파트너십에 균열을 가하려는 시진핑의 손에 놀아난 것"이라 평가했다.
한편 베어복 외무장관은 13일부터 사흘간 중국을 방문한 뒤 15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는 이번 한국 방문과 관련해 "한국은 독일의 가까운 동맹국으로서 확고히 우리편에 있다"며 "한국과 독일 민주주의 가치뿐 아니라 분단이라는 역사로도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