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유가족 "변상금 2900만원, 분향소 철거 압박…우리도 강력 대응할 것"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14일 서울시가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서울광장에 설치한 합동분향소와 관련, 변상금 약 2900만원을 부과한 것에 "(서울시가) 저희와 협상을 종료하면서 같이 전방위로 압박하기 위해서 변상금을 부과한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 서울시가 분향소 철거 행정대집행(강제철거)을 예고한 것에 대해서도 "저희 유가족들도 강력하게 대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이정민 씨는 이날 오늘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저희가 분향소를 설치하고 그전에 행정대집행을 예고했을 때 분향소를 지키기 위해 계속 노력해왔다. 지금 서울시의 행위로 봐선 더 이상 저희가 계속 빌미를 만들어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씨는 "행정대집행이라는 부분 자체도 저희가 충분히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집시법상 관혼상제는 신고나 허가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저희가 그 부분에 가처분 신청도 낼 수가 있다고 본다"며 "서울시에서 힘으로 그렇게 압박을 한다면 저희가 거세게 반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지난 11일 입장문을 내고 "서울시가 시민대책회의 앞으로 올해 2월4일부터 이달 6일까지 서울광장 합동분향소(72㎡)에 대한 변상금 2899만2760원 부과 통지서를 보냈다"며 "참사 피해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존중조차 잊은 듯한 서울시의 일방적 행정에 참담한 심정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서울시는 10일 정례브리핑에서 "2월16일부터 4월6일까지 16차례 면담했으나 유가족 측이 시의 제안을 수용하지도 대안을 제시하지도 않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대화 중단 배경 이유를 밝혔다.

이어 "자진 철거 의사가 없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무한정 기다리기는 쉽지 않다"며 "봄철 서울광장에서 여러 프로그램이 예정돼 시민에게 (서울광장을) 온전히 돌려줘야 할 때"라며 행정대집행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씨는 "(서울시는) 변상금 액수가 더 늘어날 수 있고 납부하지 않게 되면 납부의무자의 재산을 압류하게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런 압박을 위한 것"이라며 "본인들이 설정했던 분향소 철거 이유 대안을 계속 제시했었고 저희는 그걸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대화를 종료하겠다고 얘기하고 더 압박을 가하기 위해서 변상금을 갑자기 통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에서 얘기하는 기준은 분향소를 철거하고 자신들이 제안하는 공간으로 들어가라라는 것"이라며 "현재 분향소를 철거하고 그 공간으로 들어가는 것은 유가족들이 바라는 취지하고 맞지가 않다는 것을 설명했다. 유가족들이 아직 유의미하게 정리된 부분이 없어 그런 게 되면 스스로 철거를 할 테니 기다려달라라고 했는데도 계속 철거를 예기했다"고 토로했다.

22일 서울광장 행사로 행정대집행까지 예고하며 막는 이유에 대해 "결국 기억을 지우려고 한다고 본다. 정부로부터의 어떤 부담, 서울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서울시도 그 중심에 있기 때문에 부담들을 지우기 위해 보여지는 광장이 아닌 보여지지 않는 건물로 들어가서 잊혀지기를 바란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시가 책 읽는 광장 행사를 이유로 행정대집행을 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하는데 시민들을 핑계로 대고 있다고 본다"며 "시민들이 많이 찾아와서 책을 읽거나 광장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모든 시민들이 저희와 함께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핑계는 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선 "서울시가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불행한 참사에 대해 서울시나 오세훈 시장은 책임을 지고 유가족들에게 진솔하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분향소를 철거하라는 얘기는 안 했으면 좋겠다"며 "향후 피해자의 권리회복, 희생자의 명예회복이 되면 스스로 분향소를 철거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