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기자 "미국, 미중 패권 전쟁에서 동맹국 희생 강요"
"마크롱, 시진핑 주석 만나 친중국 행보.. 독일, 스페인 등도 중국 방문"
"중국으로 돌아서는 것이 아니라, 자국 이익 위해 양다리 걸치는 것"
"우리나라도 유럽처럼 대안 찾아야..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관건"
◆…지난 8일 중국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사진=로이터통신)
프랑스와 독일 같은 일부 유럽 국가들이 친중국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우리나라 또한 미중 패권 전쟁에서 실리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닌, 중국을 대체할 시장을 찾을지 혹은 중국과의 관계를 회복할지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종훈 KBS 기자는 지난 17일 KBS1라디오 주진우라이브 '유럽은 '국익' 따라가는데... 우린 미국만 보고 있어도 되나?'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박 기자는 미국이 미중 패권 전쟁에서 동맹국의 희생을 강요하자, 일부 유럽 국가들이 친중국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럽을 상대로 무역제재를 하고,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의 가치를 다시 세우겠다고 하더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이 안보에 굉장한 치명타를 받았는데도 유럽을 홀대하고 있다"며, "유럽이 러시아를 후원하는 중국과 손잡기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손을 잡은 이유가 이 때문이다"고 전했다.
최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을 만나 에어버스 160대 판매 계약 등의 외교 성과를 보이며, 미국의 신하가 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박 기자는 독일과 스페인, 브라질도 이미 중국을 방문했고, 이탈리아 총리도 상반기 중 시진핑 주석을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박 기자는 유럽 국가들이 친중으로 완전히 돌아선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패권 전쟁 구도가 미국과 중국·러시아로 굳어지면서 사실상 미국이 유럽에 '패권 전쟁의 칼'이 되라며, 동맹국의 희생을 강요해왔다. 이에 유럽은 자국의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을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중에 중국으로부터 뒤통수를 맞을 수 있기 때문에 묘하게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친 것처럼 행동하는 상황이다. 유럽이 중국하고 손을 잡으면서 미중 패권 전쟁의 판이 바뀌는 것이다"고 부연했다.
박 기자는 미국의 IRA 법안 등의 이슈로 우리의 경제활동의 대부분이 미국으로 쏠려있다며, 우리나라도 실리를 찾기 위해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외교 다운 외교를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탈중국을 한다고 해놓고 번복했지만, 중국은 이런 말을 하면 끝까지 괴롭히는 스타일이다. 문제는 이미 중국이 우리나라로부터 수입되는 물품들을 빠른 속도로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일수록 중국 시장을 다시 회복해야 할지, 혹은 대체 시장을 찾을지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월 대중국 수출은 30%, 아세안 지역 수출은 20% 급감했다. 우리의 시선이 미국으로 쏠려있는 사이, 아세안 지역을 소홀히 하기 시작했고, 중국이 그 시장을 무섭게 파고들면서 중국이 아세안 시장을 우리나라의 대체 시장으로 찾은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빠진 자리를 중국이 아세안으로 메꿔가면서, 우리는 수출이 유지되는 유일한 지역은 미국만 남은 셈이다. 탈중국이라면 아세안이라도 잡아야 하는데 아세안까지 잃으면 우리나라 경제는 정말 어려워 진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진짜 외교다운 외교를 해야되는 이유가 이것이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