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연 '최근 행동주의펀드 현황 및 국내 시사점' 보고서서 밝혀
행동주의펀드 활동 활발해져... 대상기업도 3개('17년)→47('22년) 급증
◆…자본시장연구원 제공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18일 '최근 행동주의펀드 현황 및 국내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행동주의펀드는 기업 주식을 매수해 주주의 지위를 확보한 후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영항력을 행사해 이익을 추구하는 펀드를 말한다. 주로 저평가된 기업이나 기관 투자자 보유비율이 높은 기업을 대상으로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주주로서 경영에 관여한다.
최근 국내 행동주의펀드 활동이 활발해지는 추세다. 행동주의펀드의 대상이 되는 국내 기업도 2019년 이후 증가하면서 지난해엔 전년대비 크게 확대됐다. 인사이타(Insightia)에 따르면 2017년 3개에 불과했던 행동주의펀드 대상 기업이 2021년 27개, 2022년 47개로 급증했다.
◆…자본시장연구원 제공
이후에도 외국계 헤지펀드의 국내 기업에 대한 지배구조 개선 명목의 경영 개입이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펀드들이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까지 시세차익을 실현하자 단기차익에만 급급해 일반 주주들의 이익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먹튀' 우려가 확산했다.
◆…자본시장연구원 제공
자본연은 특히 국민연금이 2018년 7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발표하면서 주주권 강화로 행동주의펀드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는 추세라고 봤다.
2020년 12월 개정된 감사위원회 분리선출과 최대주주의 의결권 3% 제한 규정도 한몫했다. 홍 선임은 "행동주의펀드가 원하는 감사나 감사위원 후보가 선임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경영참여 목적의 사모펀드가 투자 대상 기업 주식을 10% 이상 취득해 6개월 이상 보유해야 하는 의무가 없어지면서 행동주의 움직임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행동주의펀드는 사외이사 선임, 배당증액 등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환원 정책과 관련된 다양한 주주제안으로 참여하는 모습이다.
서스틴베스트에 의하면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총수일가 내분에 따른 경영권 분쟁 성격의 주주제안보다는 행동주의펀드나 소액주주 같은 일반주주가 제기하는 이사 및 감사 선임, 정관변경, 지배구조, 배당 안건이 증가했다.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다양한 전략을 요구하는 국내 행동주의펀드 활동도 활발했다.
대표적인 예로 얼라인파트너스는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해 경영진 개인회사와의 내부거래를 지적하며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다. 결국 SM은 해당 회사와 계약을 종료하고 사외이사 비율 확대와 이사회 내 내부거래위원회 및 보상위원회 설치를 이끌어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이 계열사인 흥국생명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태광산업의 일반주주가 피해를 본다며 반대해 결국 무산시켰다.
KT&G, BYC 등도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목적으로 국내 행동주의펀드의 대상이 됐다.
홍 선임은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행동주의펀드의 활동이 과거에는 외국계 행동주의펀드가 대기업 중심이었던 것과는 달리 최근 국내 행동주의펀드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도 하며 경영에도 깊이 관여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행동주의펀드들이 기업의 합병, 구조조정, 경영진 교체,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서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한 반면 최근 행동주의펀드들은 이사회 의석을 차지해 기업의 경영전략에 깊이 관여한다는 것이다.
홍 선임은 "행동주의펀드의 적극적 활동이 기업 경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만큼 기업의 단기적인 주가상승이나 성과뿐 아니라 장기적인 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