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가보다 호가 낮은 곳 집주인은 "그 이하로 못팔아"
올 상반기 팔린 아파트의 실거래가가 공개된 후 일부 지역 아파트를 중심으로 서서히 '후폭풍'이 불고 있다.
2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실거래가와 비교해 최근 호가가 올랐거나 싼 매물이 소진된 곳은 거래가 취소되거나 매수문의가 끊긴 반면 현재 호가보다 실거래가가 더 높았던 곳은 매도자가 싸게 팔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분당신도시의 경우 판교 분양에도 불구하고 매수세가 뚝 끊겼다. 시가 6억-7억원대인 중소형은 3.30대책 이후에도 제법 거래가 됐지만 정부가 공개한 실거래가가 현재 호가보다 낮게 나타나자 매수자들이 멈칫하는 것이다.
분당 서현동 삼성한신 32평형의 경우 지난 4-5월 6억9천만-7억2천500만원선에 팔렸으나 현재 호가는 7억5천만-8억원으로 올랐다. 서현동 한양 아파트 33평형도 4-5월 6억2천만-6억8천만원에 팔렸는데 현재 호가는 7억원선이다.
늘푸른공인중개사 노성훈 사장은 "최근 중소형 급매물이 일부 소화되면서 매수 대기자들이 집을 사려고 했다가 실거래가 발표후 다시 관망세로 돌아섰다"며 "현 시세가 비싸다고 생각해서인지 최근 며칠간 매수 문의도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도 마찬가지다. 목동 S공인 사장은 "3.30대책 이후 거래가 크게 위축됐는데 실거래가 마저 공개되니 매수자들이 그 수준에 맞춰 집을 얻으려 한다"며 "중개업소를 찾기 전에 실거래가부터 확인하고 오는 수요자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당초 알려진 가격보다 비싸게 팔렸다는 소문이 돌며 매도인들이 가격을 조정하려는 분위기다.
잠실동 송파공인 최명섭 사장은 "단지내 상가 중개업소와 주민들 사이에 올 상반기 34평형 최저가는 9억5천만원, 최고가는 11억5천만원으로 알려졌었는데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각각 9억8천만원, 11억6천800만원으로 2천만-3천만원 높았다"며 "최근 급매물도 어느 정도 팔리는 추세여서 그 이하로는 내놓지 않겠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초구 잠원동 일대도 정부가 공개한 실거래가와 비교해 싼 매물만 팔리고, 비싼 것은 거들떠도 안본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양지공인 이덕원 사장은 "지난 주부터 팔리기 시작한 급매물은 대부분 실가보다 낮은 것들"이라며 "실거래가가 정기적으로 공개된다면 앞으로 그 가격이 가이드라인이 돼 거래를 좌지우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