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 신청 역대 최고치...가계부채 위기 현실화"

1분기 법원 개인회생사건 접수 3만건 넘어

채무조정 신청 급증, 금융권 연체율 상승 등 '경고음'

지난달 법원의 개인회생사건 접수가 약 9년만에 처음으로 1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 신청자 수도 급증하는 한편, 금융권 대출 연체율 역시 상승 조짐을 보이며 가계부채 위험신호가 커지는 모습이다.

21일 '법원통계월보' 통계에 따르면, 3월 개인회생사건 접수는 1만1228건으로 전년(7455건) 대비 50.6% 급증했다. 법원의 개인회생제도는 2004년 9월부터 시작됐으며, 월간 신청 건수가 1만건을 웃돈 것은 2014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월간 개인회생 신청은 지난해 5~10월에 7000건대를 기록했으나, 11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는 지난해 급격한 금리인상의 여파로 추정된다. 올해 1~3월 누적 신청 건수는 3만182건에 달한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 신청자 수도 지난해 11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신청자 수는 지난해 10월 1만1788명에서 11월 1만4579명으로 증가했고, 올해 3월에는 1만7567명을 기록했다.

최근 금융권 대출 연체율 상승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오기형 의원이 한국대부금융협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5개 대형 대부업체의 2월 기준 신용대출 연체율(30일 이상 연체 기준)은 9.8%로 지난해 2월(7.2%) 대비 2.6%p 상승했다.

한국은행 자금순환표를 바탕으로 계산한 한국의 지난해 4분기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5.1%다.

오기형 의원은 "가계부채 총량이 여전히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부채 부담이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고, 상황이 더 엄중해질 것"이라며 "개인회생 절차 관련 제도 개선, 금융당국의 종합 모니터링과 이에 대한 상응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