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의 논란된 발언들 나름의 애드리브였을 것"
"미국과의 견고한 동맹도 중요하지만 체면은 지켜야"
"대통령이 밖에 나가서 대접 못받으면 국민도 속상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사진=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방송 캡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 발언을 두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다"고 꼬집었다.
정 전 장관은 21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이렇게 만만하게 보이면 미국에서도 반도체 문제나 배터리 문제에 대해서 당신들이 요구하고 싶어 하는 거 알아서 해주마 하는 식으로 나올 것 같진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확실한 보장책은 상대방과 여러 가지 조건을 걸어놓고 주거니 받거니 하는 식의 외교로 해야하는데 처음부터 미국이 듣고 싶어 하는 얘기를 먼저 터뜨려 버려 미국은 대충 밥이나 먹여서 보내면 되겠구나 하는 식으로 상대해 줄 것 같다"면서 "대통령이 밖에 나가서 대접받지 못하면 국민들도 속상할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미국과의 동맹은 더 견고해지는 거 아니냐는 질문에 "나라의 체면은 깨질 대로 깨지면서 동맹이 강화되면 그건 주종 관계밖에 더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에 나설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선 "미국에서 지금 그걸 바라는 걸 눈치채고 미국 가기 전에 운을 띄운 것 같은데 미국한테는 점수를 딸지 모르지만 러시아로부터는 보복성 조치가 있을 수밖에 없는 말이었던 것 같다"며 "이번에 러시아 잘못 건드리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북한에)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미국한테도 위협이 된다"고 우려했다.
사전에 질문지를 받아 충분히 고심한 후 계산된 답변을 내놨다는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전언에 대해선 "외신과의 인터뷰는 대개 질문이 먼저 들어오고 그 다음에 써서 드리면 자료는 먼저 나가고 거기서 애드리브로 몇 가지 하는 경우들이 있다"며 "그런데 윤 대통령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써준대로 하지 않고 뭔가 자기 나름의 애드리브로 얘기를 했던 것이 지금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이어 "대통령이 갑자기 또 애드리브로 무슨 폭탄 발언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그것도 겁나는 일"이라며 "참모 말도 안 듣는 대통령이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외교 안보 쪽 일하는 사람들은 따라다니면서 뒤처리하고 뒷감당하느라고 고생이 많을 것 같다"고 답답함을 쏟아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