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주민과 가족관계 확인 받을 수 있는 길 열려"
◆…재단법인 동천 로고.
법무법인 태평양(대표변호사 서동우)과 재단법인 동천(이사장 강용현)은 탈북 후 북송된 어머니를 상대로 한 친생자관계확인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북한 주민과 남한 주민의 친생자관계를 인정한 국내 최초의 판결이다.
동천 관계자는 "이 사건 피고(어머니)는 탈북 후 중국에서 원고를 낳고, 한국행을 시도하였으나, 중국에서 붙잡혀 북송됐고, 원고(자녀)는 어머니와 헤어진 후 중국 동포 아버지가 재혼한 북한이탈주민 계모의 친자녀로 주민등록을 하고 한국에서 정착하였으나 녹록하지 않은 한국 생활에 계모의 학대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고는 학대에서 벗어나고자 계모에 대해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해 인용됐으나, 이로써 한국 국적을 상실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태평양과 동천은 주민등록이 말소되어 생활의 기반을 잃은 원고를 위해 대한변호사협회 북한이탈주민법률지원위원회 등과 협력해 친생자관계확인 소송을 진행했다.
1심은 관계자의 증언 외에 피고의 인적사항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고 사실상 인적사항을 특정하는 것은 현재로서 불가능해보인다고 하여 당사자 미특정으로 소각하 판결을 하였으나, 항소심은 이를 뒤집고 친생자관계를 확인하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관계자들이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알지 못하는 사실에 대한 모순 없는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고, 국가정보원 사실조회 회신 결과 등에 비추어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북한에 있는 피고와 혈연관계를 입증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모계혈족이 아닌 경우에도 친족관계 확인이 가능한 새로운 방법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원고와 피고 고종사촌과의 친족관계를 확인한 것도 판결의 중요한 근거가 됐다는 것이 태평양과 동천 관계자의 설명이다.
동천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남한 주민이 북한 주민과의 가족관계를 확인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탈북 과정에서 생이별을 하게 된 남북한 주민들이 법률적으로나마 가족관계를 확인받고, 가족간 교류와 함께 남북한 교류가 더욱 확대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