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상호금융업 규제·감독 제도개선 토론회 개최
한재준 교수 "금감원에 상호금융 감독권 맡길 수 없어...별도 기구 설치"
권향원 교수 "기존 금융감독기관에 이관하되 상호견제기능 강화"
◆…2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상호금융업 규제·감독 제도개선 정책토론회'를 열고 새마을금고와 농협, 신협, 수협,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업의 관리감독을 통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김진수 기자]
2일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주최로 '상호금융업 규제·감독 제도개선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상호금융업권의 관리감독 주체를 통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가운데 그 방식에 있어 이견을 보였다.
상호금융은 여·수신 영업 등 신용사업 및 공제사업을 영위함에도 금융당국이 아닌 주무부처로부터 제각기 다른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신협(금융위), 새마을금고(행안부), 농협(농식품부), 수협(해수부), 산림조합(산림청) 등이다.
한재준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새마을금고의 금융감독 사각지대를 해소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 교수는 "신협은 금융위가 소관부처고, 농·수협은 협의를 통해 금융위가 직접 감독명령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새마을금고는 행안부가 포괄적으로 감독해 가장 약한 규제를 받고 있어 이런(부실 우려) 사태가 날 소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신협과 농·수협은 어느정도 감독검사를 받고 있지만, 새마을금고는 금융위·금감원의 관여 강도가 약한 느낌"이라며 "주무관청이 중앙회를, 중앙회가 조합을 제대로 상시감독하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5개 상호금융업권 중앙회의 주요 기능 가운데 금융감독권을 분리할 필요는 있지만, 이를 금융감독원에 이관하는 방안엔 반대했다.
그는 "금융감독원에 맡길 경우 관계형금융이라는 상호금융의 취지가 무색해질 우려가 있다. 다양한 채널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별도의 감독청이 필요하다"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금감원이 할 순 없다. 관계형금융은 연체가 나더라도 견딜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대출을 해줘야 담보가 없는 차주가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독도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 산림조합의 경우 규모가 작아 감독인력을 떼어내봐야 수십명에 불과하다. 5개 조합을 통합해 감독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국무총리실 산하에 상호금융감독청을 설치하고 금융감독업무와 예금보험기금 업무는 이곳으로 이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면 권향원 아주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금융위, 금감원 등 기존 금융감독기관에 이관하되 상호견제기능을 강화하는 그림이 낫지 않을까 싶다"고 발언했다.
권 교수는 "상호금융업의 업무독자성을 인정하되 규제 관리감독 권한을 일원화하자는 논의에 방점이 찍힌 듯하다"며 "이 방식은 통솔범위가 명확해지는 장점이 있지만 '청' 조직을 신설할 경우 의도했던 권한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위조정기능 기구를 설치하는 방안도 있다"며 "다만 미시적인 법제나 규제 해소엔 도움이 되지만 사안별로 대응해야 해 거시적인 문제를 푸는 데엔 어려움이 있다. 영국, 일본 같은 내각책임제와 달리 우리나라 대통령제에선 옥상옥 구조가 될 여지도 있다"고 밝혔다.
이영한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장은 "전체적으로는 금감원 검사를 받도록 돼있으나 주무관청의 상시감독의 경우 상호금융기관 형태별로 다르다"며 "이를 통일하고 규제체계의 차이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일례로 신협·수협은 외부감사 기준이 300억원 이상인 반면 새마을금고, 농협·축협은 500억원 이상으로 완화된 기준이 적용된다. 외부감사 주기도 신협·수협은 매년 실시하는 반면 새마을금고, 농협·축협은 2~4년으로 비교적 장기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상호금융업권에 대해 동일한 관리감독 규제를 적용하자는 논의가 수십년 전부터 있었는데 진전이 없다"며 "서민경제 동반자인 상호금융기관의 감독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되짚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년 민주당 의원(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위원장)도 "상호금융은 행안부, 해수부, 산림청, 농식품부, 금융위 등 관리감독기관 제각각이라서 제도개선 추진력이 부족하다"며 "서민친화, 지역밀착형 금융을 통해 금융안전망 역할을 수행해온 상호금융업계가 위기극복능력을 키울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