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CFD 관련 증권업계 간담회 후 검사 착수
CFD 거래액 70조원 중 98%가 개인
개인 전문투자자 요건 완화...2년새 3000명→2만5000명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금융위 제공]
금융감독원은 3일 키움증권을 시작으로 주요 증권사에 대한 CFD 검사에 착수한다. CFD와 관련해 개인 전문투자자 요건과 규정을 잘 지켰는지, 고객 주문정보를 이용하진 않았는지, 내부 임직원이 연루되진 않았는지 등을 살필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앞서 지난달 28일 35개 국내 증권사 대표를 불러모으고 신용융자, CFD 등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와 관련해 투자자 보호 및 리스크 관리를 주문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일 금융위, 금감원, 거래소 관계 임원회의를 열고 "최근 주가조작 혐의 사건과 관련해 신속한 조사를 통해 시세조종 수법, 공모여부 등을 명백하게 밝힐 것"이라며 "CFD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철저히 보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CFD는 기초자산의 직접 보유 없이 가격 변동분에 대해서만 차액을 결제하는 장외파생계약의 일종으로, 증거금(40%)을 납부하면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신용융자와 유사하다.
금감원에 따르면 CFD 거래규모는 2021년 기준 70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2.3배로 증가했다. CFD 전체 거래대금 중 개인이 97.8%, 국내주식 기초자산 거래가 89.9%를 차지했다.
CFD가 이번 사태의 주범이 된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제도 완화와 증권업계의 고객유치 경쟁이 있었다. 이에 따라 개인 전문투자자 수는 2019년말 3330명에서 2020년말 1만1626명, 2021년말 2만4365명으로 급증했다.
정부는 2019년 11월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를 위해 개인전문투자자 제도를 개편했다. 금융투자상품 잔고 기준을 5억원 이상에서 5000만원 이상으로 낮췄다. 손실감내능력 조건도 연 소득 1억원 이상(부부 합산 1억5000만원 이상), 순자산 5억원 이상, 해당 분야 1년 이상 변호사, 공인회계사(CPA) 등으로 완화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6월 발간한 '자본시장 위험 분석보고서'를 통해 "증권사의 공격적인 영업으로 CFD 시장 과열 우려가 있고, 주가변동성 확대시 CFD 거래의 레버리지 효과로 투자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증권사들은 개인 전문투자자 등록시 현금지급 등 이벤트를 적극 실시해왔다. 금감원은 "개인 전문투자자 등록은 증가했으나 전문투자자 전환에 따른 영향에 대한 이해도가 전반적으로 부족해, 불완전판매로 인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기초자산에 따라 증거금율을 차등화하거나 과도한 고객 유치 이벤트와 마케팅을 지양해달라"고 당부했다.
CFD가 사실상 공매도 효과를 낸다는 점도 불씨를 키웠다. 금융위는 CFD의 제도상 보완 필요사항으로 '실제 소유자는 개인임에도 외국계 증권사 등 기관이 매수한 것으로 표기'되는 점을 들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CFD가 일부 작전세력에 의해 유동성이 낮은 종목, 공매도 금지 종목에 악용될 경우 통정매매를 통한 시세상승 등 불공정거래에 취약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이번에 타깃이 된 8개 종목 중 대성홀딩스, 세방, 삼천리, 서울가스, 다올투자증권 등 코스피 5개 종목은 2020년 3월부터 공매도가 전면 금지됐고, 선광은 올해 4월 이전까지 공매도가 금지됐었지만 CFD에 악용됐다.
장효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CFD는 진입가격과 청산가격의 차액을 현금으로 결제하기 때문에 주식 없이도 매도할 수 있다"며 "공매도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어 공매도 활용에 제약이 있는 개인투자자들의 CFD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장 선임은 "높은 레버리지를 사용해 거래하는 경우 기초자산 가격이 조금만 변해도 평가금액은 크게 변해 투자위험도가 증대된다"며 "세법개정으로 상장주식 양도소득 과세대상 대주주의 범위가 단계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고액투자자들이 세금 회피 수단으로 CFD를 악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