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쟁 영향력 위해 굶주림 이용하는 것 옳지 않아”
러, 협정 파기 정치적 협상 카드로 사용
오는 18일 곡물협정 재연장 만기…10~11일 협상 재개
美·英 “대반격 성과 관계없이 우크라 지원 지속할 것”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부 장관과 안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사진 로이터>
영국 더가디언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부 장관은 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이 밝히며 러시아에 흑해 곡물 협정 재연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을 연장하고 확장하도록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러시아가 흑해 항구에서 곡물 수출 선박 등의 승인을 거부한 것을 언급하며 "세계 식량 시장과 아프리카, 중동 및 그 식량을 필요로 하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식량 부족을 야기하는 이기적인 행동"이라며 러시아를 규탄했다.
이어 블링컨 장관은 "유엔과 튀르키예가 교착상태를 타파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 감사하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람들의 기아를 전쟁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세계가 러시아에 몇 주마다 상기시킬 필요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클리버리 장관도 이에 동의를 표하며 "러시아가 이번 전쟁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사람들의 굶주림을 이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날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재건부는 러시아가 새로운 입항 선박 등록 및 검사 수행을 거부함으로써 흑해곡물협정을 사실상 중단했다고 발표했으나 UN은 하루만인 9일(현지시간) 선박 승인이 재개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흑해 항구는 지난해 러시아 침공 이후 막혔지만 유엔과 튀르키예가 중개한 흑해 곡물 협정에 따라 작년 7월부터 항구 중 3곳에 대한 접근이 허가된 상태다. 체결 당시 120일 기한이었던 협정은 지난해 11월과 지난 3월 60일씩 연장돼 오는 5월 18일 만기를 앞두고 있다
흑해는 우크라이나 곡물 대부분이 운송되는 핵심 해상 수출로다. 해마다 4500만톤의 곡물을 공급하는 우크라이나의 흑해 항로가 차단된다는 것은 국제 곡물 시장에 큰 위협이다.
러시아는 이를 이용해 서방이 러시아 농업 및 비료 수출에 대한 제한을 해제 하지 않으면 재연장을 파기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이를 정치적 협상카드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오는 18일 재연장을 앞두고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번주 10~11일(현지시간) 당사국들의 협상이 이스탄불에서 재개될 예정이다.
한편 블링컨 장관과 클리버리 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무기한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미국 내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을 지지하는 여론이 강하다고 전했다. 클리버리 장관 또한 "대반격이 큰 성과를 거두는 것과 관계없이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