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단일 회사법 필요해"...각론엔 이견 보여

상법은 법무부, 자본시장법은 금융위 소관

김홍기 "단일 회사법 소관부서는 법무부로"

안수현 "외감법 편입하면 회사법 방대해져"

진성훈 "상장법제 단일화 방향이 타당해"

회사 관련 법들을 하나의 '회사법'으로 재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회사법 제정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세부적인 내용에서 이견을 보였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국회에서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한 회사법 제정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는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과 권재열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맡았다.

권 의원에 따르면 상장회사에 대한 현행 법체계는 비효율적인 구조로 돼 있다. 지배구조에 관한 규정은 상법과 공정거래법에, 재무구조와 자금조달은 자본시장법에, 외부감사 의무에 관한 사항은 외부감사법에 규정됐다. 소관부처도 법무부와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중소기업벤처부 등으로 흩어져 있다.

김홍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토론에서 "회사에 관한 규정을 분리해 단행법으로 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새로이 제정되는 회사법은 비상장 주식회사를 전형으로 규정하되, 대규모회사와 상장회사에 대해서는 특칙을 두는 방식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상법과 자본시장법으로 분리된 상장회사에 대한 특례 규정, 기업결합에 관한 공정거래법의 규정을 회사법에 포섭해 규정해야 한다"며 "회사법은 경제법령이긴 하지만 기본법의 성격을 갖고 있으므로 법무부를 소관부서로 하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상법 편제에서 독립해 단일 회사법제로 개편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회사 관련 규정을 회사법으로 흡수시켜 정합성을 갖게 하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외부감사법의 경우 내용도 방대하고 독특한 제도를 다수 갖고 있는 만큼 새로 제정되는 회사법에 편입시키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긴 어렵다"며 "단일 회사법 규모가 방대해지는 것은 피하는 방향으로 정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진성훈 코스닥협회 연구정책그룹장은 "주식회사를 중심으로 한 단일법전화가 아니라 상장회사법 제정까지도 필요하다"며 "수범자의 편의를 증진하고 기업경쟁력을 향상하는 측면에서 상장법제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본시장법 특례규정과 외부감사법 규정을 통합해 일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주주 보호 측면에서 법규 정합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상장사 부분을 포함하는 게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오승재 서스틴베스트 전무의 경우 "회사법 제정이 기존 법제의 문제점을 고치는 데 치중할 게 아니라 '국가경쟁력 향상'이라는 취지를 명확히 하길 바란다"며 "기업의 목적에 대한 논의와 내용도 회사법에 포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정성두 법무부 상사법무과 검사는 "회사법 규정을 통합해 체계정합성을 개선하는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충분한 검토 없이 단일 회사법을 제정할 경우 우려되는 점이 없는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검사는 "상법과 별도의 회사법 제정 문제는 해외 입법례뿐만 아니라 회사법을 독립적으로 규정하지 않은 문제점이 있는지에 대한 실증적 검토, 수범자에 대한 수요조사 등도 포함해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법무부는 현행 상법 및 자본시장법의 체계 정합성 부족에 대한 비판을 경청해 금융위 등 관련 부처와 함께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영대 공정시장과 사무관도 "법률 체계 개편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방향성에 공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