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룰 수 없는 꿈 쫓는 ‘불나방’ 신세…피라미드 판매 폐해
최상위 1%가 후원수당 78% 독식…판매원 57%는 수당 ‘0’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한국암웨이의 절대다수 판매원은 이룰 수 없는 꿈을 꾸는 불나방 신세로 전락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00만명 이상의 판매원이 물건을 팔아주지만 그 이익과 후원수당은 한국암웨이와 최상위 1% 판매원이 거의 다 차지하는 다단계판매방식(피라미드 판매방식)의 폐해를 드러내고 있다.
다단계판매업을 영위하는 한국암웨이는 ABO(Amway Business Owner)라 부르는 판매원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 판매원은 본인뿐만 아니라 하부 판매조직의 판매 실적에 따라 '후원수당'을 지급받고 있다.
총매출액에서 매출에누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7년간 평균 35.3%에 이르고 있다. 총매출액에서 판매원에게 35% 가량을 ABO에게 지급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최상위 판매원 1% 미만이 후원수당의 혜택을 독식하고, 나머지 97%의 판매원은 월평균 수당 10만원 이하이거나 전혀 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공정위 공시자료에서 밝혀졌다.
공정위의 2021년도 자료에 따르면, 총판매원 101만여 명 중 후원수당을 받는 판매원은 43만여 명으로 42.6%이다. 반면, 한 푼도 받지 못하는 판매원 수는 57만9670명으로 전체 판매원의 57.4%에 해당한다. 이들 57만여 명은 판매원으로 등록하고 제품을 팔아주지만 후원수당이 전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암웨이 전체 판매원 중 최상위 1% 미만에게 후원수당 쏠림 현상이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최상위 1% 미만에게 전체 후원수당 4621억원의 77.8%인 3598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자료에서 드러났다. 1인당 연평균 3561만원을 지급했다. 차상위 1~6% 미만의 판매원 1인당 수당 연평균 지급액은 150만원 수준이다. 월평균 12만원 수준인 셈이다. 상위 1%에 들어가지 못하면 생활급도 못받는 신세가 되는 셈이다.
최상위 판매원(ABO)에게는 '다이아몬드'라는 등급이 매겨져 있다. 피라미드와 같은 하부 판매 조직을 많이 두면 많은 후원수당을 줄 뿐 아니라 대우도 달리하는 것이다. 다이아몬드 등급의 존재는 절대다수의 판매원에게 '판매원이면 누구나 이렇게 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며 판매를 독려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한편, 후원수당을 금액별로 구분하면 후원수당의 최상위 집중도가 더욱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판매원은 피라미드 구조지만 후원수당 지급은 역(逆)피라미드 구조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2021년 한국암웨이가 연간 1억원 이상 후원수당을 지급한 최상위 판매원은 470명이다. 전체 판매원 101만명의 0.046% 이다. 이들 470명에게 지급한 후원수당은 1192억원으로 전체 후원수당 4621억원의 25.8%에 해당한다. 또한 이들 470명의 1인당 연평균 지급액은 2억5352만원이다. 이들 470명이 전체 판매원 101만여 명을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밑으로 갈수록 판매원 수는 급격히 늘어나는 반면 후원수당은 작아진다. 2021년 연평균 후원수당 2508만원 이상, 월평균 200만원 이상 받는 판매원 수는 5075명으로 전체 판매원 101만여 명의 0.5%에 불과하다. 이들 5천여 명의 후원수당을 하위 ABO 100만5천여 명이 떠받쳐 채워주고 있는 형국이다.
연간 100만원 미만의 후원수당을 받는 판매원의 수는 97만6421명으로 전체의 96.6%에 이른다. 월평균 10만원도 안되는 수당을 받는 판매원 비중이 97%에 이르는 것이다.
수당을 한 푼도 받지 못하거나 생계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수준의 수당을 받으며 제품만 팔아주는 노력봉사 또는 열정페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유통분야 전문가들은 "사실 보험설계사 또는 방문 판매원들은 각자 판매(영업)한 수량이나 금액에 비례해 수당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암웨이와 같은 다단계판매업은 극소수 최상위 판매원을 위해 대다수 판매원이 노력 동원되는 모양새"라고 주장했다.
최상위 판매원에 대한 후원수당 편중 관련한 조세일보의 질의에 한국암웨이는 "한국암웨이 ABO 대부분은 자가 구매 및 소비가 주목적이다. 전체 후원수당 지급액을 전체 ABO로 나눌 경우, 이러한 소비자형 ABO로 인해 1인당 평균 후원수당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덧붙여 "후원수당은 사업 성과에 따른 결과이며 높은 후원수당을 받는 ABO는 자신의 매출과 다른 ABO를 후원하는데 노력을 기울였다고 볼 수 있다"며 후원수당의 쏠림현상을 정당화하는 답변을 내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