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후쿠시마산 식품 수입 재개 언급, 한국 얕잡아보는 것"

나원준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24일 일본 농림수산상이 한국 정부 시찰단과 관련 후쿠시마산 식품 수입 해제에 대해 고려를 부탁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 "일본 정부에서 일찍부터 수입 금지 해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약간 우리를 얕잡아보는 측면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나 교수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오염수 방류가 국제적으로 동의를 얻게 되면 후쿠시마 수입물 수입 재개 압력이 커질 것"이라며 일본이 수입 재개를 위해 기정사실화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나 교수는 "지난 4월 이미 국제원자력기구(IAEA)중간 보고서가 문제없을 것으로 얘기했기 때문에 최종보고서 내용은 거의 (동일할 것이고), 시찰단이 확인할 수 있는 부분도 굉장히 제한적"이라며 "국제원자력기구가 이미 2013년 12월에도 같은 해 8월에 있었던 도쿄전력 원전 오염수 유출사건에 대해 일본에 유리하게 판단을 내린 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단 직접적으로 2019년 WTO에 우리가 승소한 효력이 살아 있다"며 "일본에서는 조건이 달라진 게 있다고 얘기하겠지만 국제원자력기구가 해양오염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최종 판단을 할 기구는 아니다. 명분이나 근거는 우리가 노력하는 바에 따라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고 논리를 개발해서 어민 보호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은 한국의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전면 금지에 대해 2015년 5월 WTO에 한국 정부를 제소했다. WTO는 2018년 2월 열린 1심에서 일본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지난 2019년 4월 WTO 상소기구는 "후쿠시마 등 일본 8개현 수산물을 수입 금지한 조치는 타당하다"며 한국이 승소했다.

다만 "우리 정부 입장에서 일본 오염수 방류는 문제가 없다 얘기하면서 수입은 못하겠다, 하면 논리적으로 모순이기 때문에 완전히 걸린다"며 "마치 괜찮다며 정부여당이 하는 식으로 해버리면 진짜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을 우리가 금지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그 부분이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55개국이 일본산 식품 수입규제를 실시했으나 현재 한국과 중국, 홍콩, 마카오 등 5곳이다.

나 교수는 "미국은 2021년 해제했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관련 대만, 영국 도 수입 금지 해제했다. 아직 한국, 중국, 홍콩, 마카오, 일본에 인접한 4개 나라의 경우 수입금지 지속하고 있다. EU 27개 나라,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위스, 러시아 등에서는 방사성물질 검사를 계속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나라들이 수입금지를 해제하는 쪽으로 갈 텐데, 해양 오염 관련 모든 오염원에 대해 해양을 보호해야 한다는 국제법상의 의무를 우리가 잘 활용해서 총회 사안까지 끌고 가는 등 최소한의 노력은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시찰단이 판단하는 것이 정부의 공식 입장이나 효력 있는 설명은 아니다 하는 점이 분명히 국제적으로 인식돼야 될 것 같다"며 "현재 시찰단 활동에 집중되다 보니까 좀 과도하게 해석할 수도 있고 그것을 정부가 정치적으로 과도하게 악용할 여지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방류로 인해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는 우리의 논리 자체는 더 탄탄해졌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은 일본 정부의 희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교수는 "WTO에 일본이 우리를 제소해 1심에 졌던 이유로 후쿠시마 수산물을 우리가 먹으면 위험하다는 것을 주장했었다"며 "먹어서 위험하다는 것을 우리가 입증할 수 없다. 위험성이 있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에선 우리가 어떤 전략을 가졌느냐 하면 위험성은 일절 얘기 안 했다. 후쿠시마 인근해는 아직 사고의 영향이 사라지지 않았다. 우리 바다는 사고가 없었던 바다다. 그러니 두 바다가 환경이 다르다. 그러니 검역 조건 차원에서는 검역을 강화할 필요가 우리한테는 있다. 그게 인정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류하게 되면 아직 사고 영향이 바다에 남아 있다고 볼 수 있으니 우리가 2심에서 이겼던 그 논리를 보면 오히려 강화되는 쪽으로 가지 약화되지 않는다"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금의 논리가 깨질 이유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