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석영 한국관세사회 부회장. (사진 임민원 기자)
"여성 최초나 최연소라는 수식어는 그 자체로 특별한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고 봅니다. 일반 시험 출신 관세사로 다양한 조직과 입장에서 일해본 경험이 저의 강점이라 생각합니다"
오석영 한국관세사회 부회장은 자신의 다양한 경험이 관세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했다.
오 부회장은 한국관세사회 창립 이래 최초의 '여성'이자 '최연소(1979년생)', '일반시험' 출신 부회장이다. 다만 이런 수식어는 그가 부회장으로 선임된 결정적인 이유가 아니다. 오 부회장은 20년 가까이 관세사업에 종사하면서 여러 대형 법인과 위원회를 거쳐 현재 관세법인 더컨설팅의 대표를 맡을 정도로 관세업계의 다양한 현장과 입장에서 일해왔다. 아울러 외국환거래법, 관세법 등을 가르치는 유명 강사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정재열 한국관세사회장은 지난 3월 선거 당시 "위원들의 인적 구성을 다양화해 세대별·성별 이익을 모두 대변할 수 있게 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이번 정 회장의 오 부회장 선임은 언뜻 파격인사로 보이나 모든 회원이 함께하는 열린 관세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에 따라 오 부회장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오 부회장은 최근 조세일보와 인터뷰에서 "지난 20년 동안 실무를 수행하며 경험하고 배운 것들, 국제법을 공부하면서 생각했던 것들, 그리고 국제조정센터 활동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과 만나며 배운 것들이 관세사 업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Q. 간략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오석영 관세사입니다. 저는 현재 관세법인 더컨설팅그룹의 대표관세사를 맡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국관세사회 부회장으로 선임되었습니다. 곧 한국관세사회 관세미래발전 연구소의 부소장 역할도 함께 수행할 예정입니다.
Q. 어떻게 부회장직을 제안받게 되었는지, 그리고 제안받았을 때의 소감과 수락하게 된 동기에 대해 들려주세요.
정재열 회장님이 관세사회 회장이 되기 전에 대화할 기회가 있어, 제가 일선에서 직접 실무를 하며 겪게 된 현장의 상황에 대해 가감 없이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 당시 대화가 정 회장님이 관세사회 조직을 구성할 때 기억에 남으셨는지, 저에게 연락을 해 부회장직을 제안하셨습니다.
처음 부회장직을 제안받았을 때, 정 회장님이 추진하는 일에 제가 도움이 될지, 적임자일지 고민했습니다. 또 지금까지 관세사회에서 여러 활동을 했지만, 부회장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막연한 감도 있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지난 20년 동안 실무를 수행하며 경험하고 배운 것들, 국제법을 공부하면서 생각했던 것들, 그리고 국제조정센터에서의 활동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과 만나며 배운 것을 관세사 업계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많은 분이 함께 해주실 거라 믿어 부회장직을 받아들이는 데 힘이 됐습니다.
Q. 관세법인을 직접 운영하면서 현장에서 느낀 관세사 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또한, 이에 대한 해결방안이 있다면 그에 대해서도 공유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른 전문자격사도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겠지만, 관세사의 경우 국제 정세, 국내 경제, 물류 환경 같은 다양한 변수에 직접 영향을 받기 때문에 부침이 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관세사는 매우 전문적인 영역을 다루고 있는 만큼 시장도 좁아 경쟁도 심합니다.
관세사는 관세와 관련된 제도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전문적인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보통 관세사가 전통적인 '통관업'을 한다고 인식합니다. 이런 인식이 관세사가 그저 기업 수출과 수입 신고를 돕는 사람쯤으로 한정되도록 합니다. 현업에서 관세사는 기업의 발주부터 시작해 상품을 들여오고 제품을 만들어 내보내고 그리고 해외로 진출하는 것까지 도울 정도로 그 역할의 폭이 넓습니다.
또 관세업은 국내법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국제법 협정을 기반으로 합니다. 무역통관 요소가 국제 표준에 맞추어 국내화되기도 하고 국내에서 제작된 것이 국제화되는 등 국내외가 서로 영향을 크게 줍니다.
우리나라 기업이 수출입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잘 구성된 무역 환경이 처음부터 필요합니다. 이런 환경을 만드는 데에는 전문가의 시선과 조언이 필요하며, 무역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권리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 역시 필요합니다. 그럼 이런 요구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그 답은 바로 관세사입니다.
지금까지 관세사의 역할이 중요함에도 그 역할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부족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관세사에 대한 인식을 하루빨리 개선되도록 해 관세사가 더 많은 영역에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Q. 여성 최초이자 최연소 부회장으로 알고 있습니다. 관세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하시나요?
'여성 최초'나 '최연소'라는 수식어는 그 자체로 특별한 의미를 가지진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특징과 능력이, 선배 관세사가 만들어 놓은 기반 위에 더욱 견고하게 만들거나, 혹은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거로 생각합니다. 여성이고 최연소라는 점은 포괄적인 특성 중 하나일 뿐입니다.
저는 일반 관세사 출신으로 대형법인 소속 관세사에서 더컨설팅그룹 대표관세사까지 여러 조직에서 근무해 오는 가운데 수많은 컨설팅을 해왔습니다. 관세사회 집행부에서 저의 이러한 다양한 경험이 관세사업계가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저는 선배의 경험에 더해서 청년 관세사의 생각, 기업의 니즈와 같은 넓고 다양한 의견을 듣는 데에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Q. 관세사회 회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가요?
쉽지 않은 시기라고들 얘기하지만, 그에 맞는 해결책도 찾을 수 있는 때인 것 같습니다. 고시관세사회가 만들어진 것, 한국관세사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연구소 모두 결이 닿아 있고, 더 늦기 전에 우리 관세사가 함께 생각하고 함께하는 행동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집단의 힘은 함께 고민하는 구성원에게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전직·고시 나눌 것 없이 우리 관세사 모두가 자긍심을 가지고 전문가의 역할을 더 잘 해내고, 그를 통해서 우리 기업이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분이 함께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