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아시아...취소·환불 거부와 계약 불이행 상담 대다수
비엣젯항공...항공권 구입한 뒤 취소하면 적립금으로 지급
◆…에어아시아(좌)와 비엣젯항공 관련 소비자 불만이 최근 크게 늘어나 항공사 이용에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연합뉴스
#. A씨는 2020년 1월 에어아시아 홈페이지에서 필리핀 왕복 항공권(이용 예정일: 2023년 5월) 3매를 구입하고 약 30만 원을 결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 3월이후 취소를 계속 요청했지만 항공사는 상담 급증으로 환불이 지연되고 있다는 답변만 했다. 결국 2023년 1월까지도 환불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 B씨는 지난 2월 국내 여행사를 통해 140만 원 상당의 비엣젯항공 항공권을 신용카드로 구매했다. 이후 항공사 사정으로 운항이 취소됐는데도 신용카드 결제 취소가 아닌 자사 상품 구매 때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적립금 형태로만 요금을 돌려줄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위 사례처럼 최근 동남아시아를 여행할 때 많이 이용하는 에어아시아와 비엣젯항공 항공권을 구입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소비자원에 접수된 에어아시아 관련 상담은 520건, 비엣젯항공 관련 상담은 329건에 달했다.
에어아시아의 경우 취소 및 환불 거부와 계약 불이행 관련 상담이 대부분으로 그중 환불 처리가 장기간 지연된다는 내용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에어아시아는 환불 예정 시점도 명확하게 안내하지 않았으며 2년 이상 환불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에어아시아 측은 문의량 급증을 환불 지연의 이유로 밝혔지만 소비자원은 실제로는 코로나에 따른 경영난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원은 "에어아시아에서는 '적립금으로는 빠르게 환불된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이 경우 철회가 불가능하고 사용 제한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한국소비자원 제공
비엣젯항공은 지난 2021년 6월부터 항공권을 구입한 뒤 취소하면 적립금으로 지급할 수 있다는 약관을 근거로 취소나 환불을 거부했다. 환불 규정에는 소비자 사정에 따른 취소뿐 아니라 운항 취소나 일정 변경 등 항공사 사정에 의한 경우에도 구입대금을 적립금으로 지급하며, 자발적으로 취소할 시 1인당 약 4만5000원의 수수료도 공제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적립금의 경우 유효기간이 1∼2년 정도로 해당 기간 안에 비엣젯항공을 다시 이용하지 않으면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심지어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도 없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해당 약관에 대해 지난달 시정 권고를 했으며 기간 내 이행하지 않으면 시정명령 등을 처분할 방침이다.
소비자원은 "에어아시아와 비엣젯항공의 부당한 거래 조건 및 영업 관행에 대한 개선을 권고하기로 했다"면서 "이들 항공사와 거래할 때 환불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해야한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