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1부(이종석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된 속행공판에서 이종석 재판관은 "다음 기일인 18일 오전 11시 돈을 전했다는 가방과 동일한 가방에 현금을 직접 넣어 확인하는 검증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관은 또 검찰에게 김동훈씨가 전달한 돈이 5000만원, 1억원, 2억5000만원 등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검증하기 위해 지금까지 김씨가 밝힌 가방 4종류와 실재 현금 2억5000만원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재판관은 그러나 이날 검증에는 일반인의 참여가 불필요하다고 보고 재판부와 검찰, 변호인, 피고인들로 참관인을 제한해 비공개로 치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김동훈씨는 공판이 거듭될수록 진술을 번복하며 뇌물공여의 진위 논란에 불씨를 남겨왔다.
특히 돈을 전달한 가방에 5000만원을 1000만원 묶음 5개를 넣어 전달했는지, 100만원 묶음 50개를 넣어 전달했는지에 대해 김씨가 1000만원 묶음이었다고 한 반면 변호인들은 1000만원 묶음으로는 5개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주장했고 검찰은 충분히 넣고도 남는다고 주장해 왔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는 검찰측 증인인 당시 현대차의 기획총괄부 간부 최 某씨와 한 某씨에 대한 증인심문이 있었으며, 변호인들은 김동훈씨가 로비할 당시 대한생명과 캠코에서는 김동훈씨의 로비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위아채권에 대한 환매가 가능했다는 점에 주안점을 두고 심문했다.
반면 검찰측은 김동훈씨의 로비가 필요할 만큼 당시 위아의 기업상황이 좋지 않았음을 증명하려했다.
재판부는 남은 기일이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다음 기일에도 각 변호인별 증인을 2인으로 제한했으며 이날 공판도 오후 2시부터 8시 45분경까지 5분간의 휴정 1회를 제외하고 7시간 가까이 공판을 강행했다.
이에 건강이 좋지 않은 하재욱 피고가 재판 중간에 휴식을 취하러 대기실로 들어가는 등 적지 않은 연령인 피고인들의 피로누적이 계속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다음 공판은 오는 18일 오후 2시에 속행되며 이에 앞선 오전 11시에는 돈가방 전달에 대한 검증이 비공개로 실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