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호프카 댐 폭발, 관련 동영상과 사진은 '가짜'

자포리즈히아 핵발전소에 예비전력과 냉각수를 공급하는 카호프카 댐 폭파를 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책임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떠도는 사진과 영상은 가짜인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 매체 도이치벨레(Deutsche Welle)는 팩트체크 기사를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남부 카호프카 댐의 파괴를 놓고 서로를 비난하고 있지만, 댐이 폭파되었음을 보여주는 바이럴 동영상은 지난 2022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 일부는 카호프카 댐이 대규모 폭발을 일으키며 방대한 지역이 침수되고 있으며 이에 맞춰 트위터 계정 유리 드라이하(Yuriy Dryha)는 "노바 카호프카 댐의 폭발 순간"이라는 제목과 함께 동영상을 게시했다.

우크라이나 비정부기구 추산에 따르면 이번 폭발로 거의 100개 마을과 도시가 침수 또는 침수 위기에 몰려있다고 밝혔으며 세계 지질정보 및 지속 가능 개발 데이터센터는 물이 빠지는데 5~7일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젤렌스키는 "러시아 테러리스트들이 카호프카 수력발전소를 내부에서 폭파시켰다"라고 비난했지만, 노바 카호프가 시장 블라디미르 레온티예프는 "우크라이나가 민간인에 대한 테러공격을 자행했다"라며 맞섰다.

이러한 가운데 폭발을 보여준다고 주장하는 비디오는 20만 명 이상 조회되었고 또 다른 동영상 '러시아 점령군이 카호프카 수력발전소를 폭파했다'라는 동영상은 85만 회 이상 조회되며 빠르게 번져 나갔다.

카호프카 댐 폭발의 원인과 행위자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다만 분명한 것은 게시한 동영상이 6일(현지시각)의 폭발과는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각자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도 이유겠지만, 이를 통해 이득을 보는 것 역시 양측에 어느 정도는 있기 때문이다.

타이니아이(Tineeye)와 구글을 이용해 영상 속 스틸사진을 역추적 검색하면 영상이 2022년 11월 12일 촬영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몇몇 언론은 전선에서 후퇴하던 러시아군이 댐을 폭파한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밤중 감시 카메라에 의해 녹화된 동영상은 지난 11월에도 SNS를 타고 인기를 끌었고 이번에 다시 게시된 것이다. 카호프카 댐을 촬영한 것은 맞지만, 파괴적인 결과로 이어진 현재의 폭발과는 거리가 멀다. 현재 트위터 계정에서도 삭제되어 검색이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