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사진=DB]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설계자료를 중국으로 빼돌려 복제 공장을 지으려 한 삼성전자 전 임원 등 7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박진성)는 12일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삼성전자 전 임원 A(65)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검찰은 A 씨와 공모해 중국에 공장을 설립하려한 삼성전자 전 직원 3명과 반도체 제조업체 직원 5명, 설계도면을 훔친 삼성전자 협력업체 직원 1명 등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18년간 삼성전자 반도체 분야 상무로 근무한 A 씨는 2018년~2019년 대만의 한 회사로부터 투자받아 중국 시안에 공장을 세우는 과정에 삼성전자의 핵심 기술인 반도체 공장 BED(Basic Engineering Data)와 공정 배치도, 설계도면 등을 부정 취득·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오랜 기간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근무한 전문성과 권위 등을 앞세워 중국과 싱가포르에 반도체 제조 업체를 세웠고 이후 공장을 짓는 과정에서 삼성전자 임직원들에게 설계자료를 입수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가 중국 시안에 지으려던 삼성전자 복제판 공장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과 불과 1.5㎞ 떨어진 곳에 위치했다.
검찰은 지난 2019년 관련 첩보를 접수하고 수사에 나섰으나 A 씨 등이 중국에 장기간 체류하며 수사에 진전을 이루지 못하다 지난 2월 A 씨가 입국하며 다시 수사를 재개했다.
A 씨가 지으려던 복제판 반도체 공장은 다행히 투자가 불발되며 건설이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단순히 반도체 기술 유출이 아닌, 반도체 공장을 통째로 복제 건설하려 한 시도를 엄단했다"며 "반도체 생산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국내 반도체 산업 근간을 흔드는 중대 범행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유관기관과 협력해 피해기업과 국가의 경제안보를 위협하는 반도체 기술 등 산업기술 유출범죄에 엄정대응하겠다"고 전했다.
유출된 삼성전자의 BED 기술은 반도체 제조가 이뤄지는 공간에 불순물이 존재하지 않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공정배치도는 반도체 생산을 위한 핵심 8대 공정의 배치와 면적 등의 정보가 담긴 도면이다.
삼성전자는 이 제조 공정을 구현하기 위해 30년 넘게 시행착오를 겪었으며 해당 자료의 가치는 최소 3000억 원에서 최대 수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