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분리징수' 시행령 개정 정지 가처분 신청"

KBS가 정부의 TV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을 멈춰 달라며 법적 대응에 돌입했다.

KBS는 21일 헌법재판소에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방송법 시행령 개정 절차 진행 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KBS 측은 "현재 진행되는 시행령 개정 절차와 개정안의 내용에 여러 문제점이 있다"며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통해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의 내용과 개정 절차가 합당한지 묻고자 하고, 이와 관련해 우선적으로 시행령 개정 절차 진행을 정지하는 가처분을 제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법률로 정한 사항을 특별한 근거 없이 행정부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제한하려는 점에서 이번 시행령 개정은 헌법원리에 어긋나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방통위는 입법 예고 기간 단축 배경에 대해 '신속한 국민의 권리 보호를 고려한 조처'라고 설명할 뿐 구체적 근거를 대지 않고 있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입법 예고 기간을 40일 이상으로 해야 하는데도 방통위가 배경도 설명하지 않은 채 10일로 단축했으며 이 과정에서 법제처장과 협의를 거쳤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덕재 KBS 부사장은 이날 "분리 징수 강제는 공영방송 재원의 토대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다"며 "KBS 하나의 문제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공영방송제도 자체에 대한 도전"이라고 우려했다.

김 부사장은 "(분리 징수로) 수익과 무관하게 KBS가 수행하던 공적 기능은 상당수 축소될 수밖에 없고 장기적으로 국민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사회안전망으로서 공영방송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충분한 논의를 거쳐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KBS는 방통위가 시행령 입법예고 기간을 10일로 단축한 것에 대한 헌법소원도 제기할 예정이다.

헌재가 KBS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헌법소원 본안 결정 전까지 시행령 개정 절차는 중단된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 16일 TV수신료를 전기요금에서 분리 징수하기 위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일반적 입법예고 기간은 40일이지만 방통위는 긴급한 사안의 경우 법제처와 협의해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며 입법예고 기간을 10일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