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부담 증가에 3분기 전기요금 동결했으나... 한전 적자 어쩌나

지난해 2분기부터 연속적으로 올랐던 전기요금이 올해 3분기 동결된 가운데 한국전력의 누적 적자 해소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정철진 경제평론가는 지난 21일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올해 3분기 국민 부담을 덜기 위해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겠다고 했으나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이번 동결에는 두 가지 명분이 있다"면서 "첫 번째는 국민의 부담을 고려했으며 두 번째는 국제유가 급락으로 국제에너지 가격이 안정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국제에너지 가격이 하반기에도 지속적으로 내려가거나 안정화된다는 보장이 없고 현재 한전 적자는 '굉장히 심각한 상태'라고 우려했다.

정 경제평론가는 "최근 2년간 한전 누적 적자가 38조"라면서 "올해 1분기에만 6조원 이상 적자가 나면서 지금까지 한전채만 11조원 이상 발행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한전채도 이제는 한계치에 다다른 상황"이라면서 "국제유가도 지난해 WTO 기준 배럴당 120원으로 가고 석탄 가격 등도 60달러까지 급락해서 이번에 동결됐으나 하반기에 또 들썩이게 된다면 딜레마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거듭 우려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1일 올해 3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한다고 밝혔다. 한전은 이날 3분기 연료비조정단가를 지난 분기와 같은 kW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강경성 산업부 2차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 부담을 고려할 때 인상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히면서 3분기 전기요금 동결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문제는 40조원에 달하는 한전의 누적 적자 해소를 위한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최근 2년간 한전의 누적 적자는 38조5000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올해 1분기에만 6조2000억원 가량 적자가 늘면서 이미 누적 적자는 40조원을 훌쩍 넘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한전 적자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역마진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서 큰 폭의 요금 인상이 필요한 시점이나 동결하면서 상황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여름철이 시작되는 3분기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비해 전기요금 인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적자 누적으로 한전채 신규 발행은 또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들어 한전의 채권 발행이 줄었으나 기업어음(CP) 발행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금 조달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