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호 변호사 "판결 나오기 전까지 패소할 거라 예상"
"국내법상 주주 간 손해배상 청구하는 것은 불가능"
"법무부 판정문 공개해야.. 공개되면 박 전 대통령의 과거 행적 알 수 있을 것"
◆…엘리엇 배상 요구.(연합뉴스=제공)
5년 전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국제투자 분쟁 해결절차(ISDS) 사건의 판정 결과가 나왔지만 아직 법무부가 판정문을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판정문 내용에 따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을지 없을지 여부를 알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송기호 변호사는 지난 21일 YTN라디오 생생경제 "엘리엇 1300억 패소 판결문에 이재용, 박근혜 이름 있나?"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엘리엇은 지난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당시 우리 정부가 국민연금에게 찬성표를 던지라는 압력을 행사해 실제 합병으로 이어졌고, 그 바람에 삼성물산 주가가 떨어져 손해를 봤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판정에서 엘리엇이 중재를 제기했던 것이 일부 받아들여지면서, 우리 정부는 엘리엇의 청구액 중 7%에 해당하는 약 690억 원을 배상하게 됐다.
송 변호사는 이날 엘리엇 사건 관련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기각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국민연금관리공단이나 엘리엇이나 다 주주이기 때문에 한 주주가 다른 주주의 주주권 행사에 대해서 손해배상 청구를 한다는 것은 국내법상 불가하다. 이에 기각될 것이라 예상했었다"고 전했다.
이어, "또, 엘리엇이 보호해야 할 외국 투자자로서 자격이 되지 않는다고 봤었다. 원래 한미자유무역협정이라는 것은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투자자를 보호하는 것이다. 그런데 엘리엇은 행동주의라는 것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투자했다가 이득이 되면 바로 빠져나간다"고 했다.
또, "이 사건의 경우 엘리엇이 직접적으로 주식의 소유자라는 법적 지위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사건의 판정부는 엘리엇이 보호할 만한 투자자라고 판단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송 변호사는 법무부가 판결문을 공개하고, 판정문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어떠한 행위가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구상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굉장히 역설적인 상황이다. 과거 한미자유무역협정에 찬성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금 와서 한미자유무역협정 위반 행위로 인해 국가에 손해를 끼친 것이 됐다"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회장 문제는 판정문을 봐야 아는 문제다. 법무부가 왜 판정문을 공개하지 않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이렇게 패소했다는 것은 부당한 관여가 있었거나 한미자유무역협정 위반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인정된 것이다. 그리고 그 문제의 출발은 박근혜 전 대통령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용 회장의 경우에는 한미자유무역협정 준수 책임이 있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박 전 대통령이 한미자유협정 위반 행위에 대해 어떻게 관여했는지에 따라 구상권 행사가 가능한지 알 수 있기 때문에, 판결문을 신속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