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창 입시연구소 소장 “주관식, 정답률 낮아 킬러 문제로 지정”
“융합형, 어려운 개념에도 풀어봤던 문제라 정답률 높아 킬러문항 제외”
“단순 사교육 문제로 바라봐선 안돼…학생들 권리 알아줘야”
◆…2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들.국민의힘과 정부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킬러 문항을 '핀셋 제거'하고, 유아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만 3∼5세 교육과정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사진=연합뉴스]
교육부가 올해를 시작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고교 교육과정을 넘어선 '킬러문항'을 배제하겠다며 22개 예시를 발표한 가운데, 킬러문항에 대한 합의된 정의 없이 오로지 정답률 낮은 문제들로 구성돼 교육 현장이 되레 혼란스럽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호창 입시연구소 소장은 27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킬러문항 예시를 검토하면서 실제로 정답률이 낮은 문제들을 골라서 그 낮은 정답률에 꿰어 맞춘듯한 인상을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소장은 "올해 6월 모의고사에서 킬러 문항이라고 예측됐던 문제가 국어에서 촉매 관련된 문제인데, 이게 윤석열 정부에서 이야기하는 융합형 문제"라며 "그런데 이 문제는 매우 어려운 개념들이 들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이전에 풀어봤던 문제여서 정답률이 높아 킬러문항에서 빠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가나 학생들이 킬러문제로 예상한 것은 나오지 않고 오히려 학생들도 갸우뚱하고 전문가들도 갸우뚱하는 그런 문제가 예시로 나왔는데 왜 그럴까 봤더니 수학이 다 주관식"이라며 "주관식이 정답률이 낮으니까 이걸 킬러 문제라고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작년까지는 서울대 가는 학생들은 의무로 과탐2 시험을 봐야 돼서 그걸 응시했는데, 올해부터는 아예 그것도 없어져 정답률이 되게 낮다"며 "킬러 문제라고 되어 있는 과탐2 문제는 애들이 안푼다.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원연합회에서도 킬러문항 줄인다고 하니까 환영한다는 성명서까지 낸 걸 보면 사실 킬러 문제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갑자기 바뀌니까 당황스러운 것이고 학생들이 적응할 수 있게 시간적 여유를 주고 바꾼다고 하면 문제가 안 되는데 갑자기 왜 이럴까라고 하는 게 진짜 '킬러 문제'"라고 비판했다.
김 소장은 "입시라고 하는 부분들, 사실 이 문제를 교육이라고 하는 부분들은 단순하게 난이도의 문제다 혹은 사교육의 문제다 이렇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각각의 전문가들과 많은 사람들이 토론하고 이야기하면서 자리를 찾아나갔으면 좋겠다"라며 "또 학생들의 권리를 알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부는 26일 사교육 경감 대책을 발표하면서 최근 3년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올해 6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평가에서 출제된 문항 가운데 총 22개의 '킬러 문항'을 가려냈다.
교육부는 킬러문항을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으로 사교육에서 문제 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항으로 정의하며 고차원적인 접근 방식, 추상적 개념 사용, 과도한 추론 필요 등을 이유로 이들 킬러 문항을 골라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