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 헐값 만들고 CJ올리브네트웍스 부풀리는 현물출자 반대"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논평... "CJ CGV 주주가치 훼손 우려...재고해야"

"이사회 결의 없이 검토하는 건 위법"

CJ가 CJ올리브네트웍스를 4500억원 가치로 현물출자해 CJ CGV 지분을 취득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CJ CGV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최근 5700억원 수준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공시한 CJ CGV에 대해 30일 논평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포럼은 "CJ가 이사회 결의 없이 대규모 현물출자 계획 검토를 공시한 것은 CJ CGV의 주가를 헐값으로 만들어 놓고 네트웍스의 가치는 부풀리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CJ CGV는 이달 20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했다. 증자 전 시가총액 7000억원의 회사가 5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것이다. 이중 3800억원은 채무상환 자금, 9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모회사인 CJ는 지분율에 따른 배정분 2800억원 중 600억원만 증자에 참여하고 나머지 2200억원은 실권할 계획임을 공시했다. 이와 별도로 CJ CGV는 CJ를 대상으로 4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증자를 추가로 진행하겠다고 공시했다. CJ는 자사가 100% 소유한 네트웍스를 4500억원 가치로 현물출자해 CJ CGV의 지분을 취득하겠다는 계획이다.

포럼은 "모회사인 CJ의 이사회 결의 및 CJ CGV의 증자 이사회 결의를 앞두고 일단 계획 검토만 공시한 상태"라면서도 "이러한 계획이 CJ CGV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으므로 즉시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일 현물출자를 강행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신뢰할 수 있는 기관 여러 곳의 가치평가를 수행해야 한다"며 "그 결과를 공시하고 주주와 시장을 충분히 설득하는 공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물출자 대상인 네트웍스의 주식가치를 4500억원으로 계산한 데 대해 '부풀려졌다'고 봤다. 이는 지난해 별도 감사보고서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3배, 주가수익비율(PER) 17배 수준이다.

포럼은 "네트웍스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5.3%, 부채비율은 223%,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9.6%"라며 "삼성SDS의 영업이익률 5.3%, 부채비율 41%, ROE 14%에 PBR 1배, PER 9배 정도로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나치게 높은 가치평가"라고 지적했다.

상법 제389조 위반이라는 문제제기도 잇따랐다. 현물출자는 모회사와 자회사간 자기거래로 이사회 재적 2/3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포럼은 "주요주주와의 현물출자 거래에서 이사회 특별 결의를 얻지 않는 잘못된 관행은 더이상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포럼은 "CJ가 특별한 신기술을 갖고 있지 않고, 현물출자는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CJ가 만일 유상증자에 참여하고자 한다면 현금으로 증자대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CJ CGV의 이사회는 경영진의 경영활동에 대해 검증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유상증자, 현물출자와 관련한 각종 거래에 대해서 기업가치와 주주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내려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CJ CGV의 주가는 2016년 1월 이후 93%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유상증자 추진은 부실경영의 책임을 회피하고 그 책임을 결국 주주에게 전가시키는 것은 물론 기업과 주주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조치"라며 "CJ CGV의 경영진과 이사회가 책임있는 행동을 보이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