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 202명 설문조사...폐업·구조조정으로 비자발적 진입
"징검다리 일자리로 활용, 노동시장의 생산성 유지하는 순기능"
◆…자료사진=연합뉴스
배달 플랫폼 업체에서 일하는 배달라이더의 3분의 1은 비자발적 실직으로 플랫폼에 진입했지만 절반 이상이 배달대행업에 대해 높은 만족도를 보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2일 이같은 내용의 '플랫폼 노동 확대에 대응한 산업인력 정책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말 기준 배달라이더 2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조사 대상자 대부분은 전통적 산업 분야에서 일한 경험이 있었으며 이들이 배달라이더가 된 이유로는 코로나19 이후 폐업·구조조정으로 인해 새 일거리를 찾아 플랫폼에 진입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33.9%는 기존 일자리를 그만둔 이유에 대해 '폐업·구조조정 등 비자발적 사유'라고 답했고, '소득이 적어서'(22.0%), '업무 강도가 세서'(18.1%), '근무 시간이 길고 경직적이라서'(12.6%) 등이 뒤를 이었다.
배달라이더가 되기 전 일한 직종은 판매영업직(37.0%), 음식 서비스(17.3%), 일반 사무직(13.4%), 생산 기능직(9.5%) 등이었다.
배달라이더는 주당 평균 57시간을 일하고, 이들의 월 실소득은 256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플랫폼을 통해 얻는 총소득은 월 354만원이지만 오토바이를 비롯한 장비 렌털 및 보험료 등으로 지출하는 경비가 월 1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응답자의 57.5%는 비교적 높은 업무 강도에도 배달대행업에 대해 매우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보고서는 플랫폼노동은 특정 업무만 반복하므로 복합적인 기술 습득이 어렵고, 배달과 같은 육체노동 중심의 플랫폼 환경에서는 자발적인 역량개발 인센티브도 매우 낮아 장기간 수행할수록 노동경쟁력 상실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반면 플랫폼을 징검다리 일자리로 활용할 경우, 고용의 안정성은 물론 노동시장의 생산성을 유지하는 순기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민순홍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플랫폼과 전통적인 산업 일자리 간 유연한 노동 이동이 전제돼야 플랫폼 노동의 순기능을 확대할 수 있다"며 "플랫폼 노동자를 산업 인력의 한 축으로 보고 일자리 이동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