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보험료 높이는 주범은?... '한방 세트청구' 5년 새 4배 가까이 늘어

자동차보험 진료비 상승의 주요 원인이 한방병원의 과잉진료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사고 경상 환자에게 한 번에 복수 진료를 하는 '세트청구'가 최근 5년 새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트청구는 병원에 온 환자에게 침술 구술 부항 첩약 등 가능한 8가지 치료 중 6가지 이상을 한 번에 시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잉 치료는 자동차사고 가해자의 보험료 할증으로 직결되는 사항이라 해결 방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지난 2일 '자동차보험 한방진료 세트청구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상해급수 12~14급 경상 환자의 한의원과 한방병원의 한방 세트청구 규모가 2017년 1926억원에서 2022년 7440억원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12~14급 환자는 염좌나 타박상 등 경상을 입은 경우가 대다수다.

이 같은 경상 환자의 한방병원 세트청구 비율은 이 기간에 55.2%에서 82.5%로 높아졌다. 중상해로 분류되는 9~11급 비율(2017년 43.1%→지난해 74.0%)에 비해서도 높은 수치다. 건당 경상 환자의 한방병원 진료비는 9만9851원으로 9급 환자(8만1309원)에 비해 높았다.

보험연구원은 한방병원이 늘어나면서 세트청구가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한방병원은 2017년 312개에서 2022년 546개로 75% 증가했고 병원이 늘자 의사들이 진료 건수나 비용을 높이려는 유인이 크게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한방병원의 세트청구가 증가하는 원인은 복수 진료에 대한 심사기준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현재 한방진료 심사지침은 각 진료(처치)에 대해서 시행 횟수, 부위 등으로만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가해자나 보험사가 한방진료 수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나 진료수가 기준에는 반영되지 않아 세트청구가 지속되고 있다.

전체 자동차보험 대인배상 부상 진료비 중 한방진료비는 2018년 7139억원에서 2022년 1조4636억원으로 대략 2배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양방 진료비는 1조2623억원에서 1조506억원으로 줄었다.

전 선임연구위원은 "세트청구와 같은 복수진료가 지속될 경우 자동차보험 가해자들의 피해자 진료에 대한 불만 제기가 지속적 늘어날 수 있어 이를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