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살림硏, '국세결손 따른 지방교부세 감소 추정'
5월까지 36조 덜 걷혀…진도율 반영땐 39조 이를듯
연말까지 유지된다면, 교부세 7조 넘게 줄어들수도
3월 기준으론 4조 감소, 4월 전망땐 6조 감소 추정
"군(郡) 피해 커…중앙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 시급"
◆…나라살림연구소는 4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5월 기준 지자체 교부세 감소액이 최대 7조1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중앙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했다.(사진 연합뉴스)
민간 연구단체인 나라살림연구소는 4일 내놓은 '국세 감소에 따른 지방교부세 지자체별 감소액 분석' 보고서를 통해 "지속적인 국세 감소에 따라 지자체의 선세적인 대응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5월 현재 국세 수입은 160조2000억원으로, 2022년 5월(누적)과 비교해 36조4000억원이 줄었다. 전 세목 가운데서 법인세수 감소 폭(-17조3000억원)이 가장 컸다. 전년 동기 진도율을 반영했을 땐, 국세 수입 감소액은 38조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국세에 연동되는 지방교부세의 감소로 인해 지자체의 재정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세금이 걷히는 속도가 느려졌다는 부분도 지방정부로서는 악재다. 내국세의 세수진도율은 작년에 51.0%를 보였는데, 올해 5월까지의 진도율은 40.7%였다. 지난 4월까진 이 격차가 8.5%였는데, 한 달 사이 격차가 더 커진 것이다. 최근 5년 평균과 비교해도 4월에 4.3%의 격차에서 5월 7.8%로 더 벌어졌다.
나라살림연구소는 ①5월말 기준 세수(-36조4000억)가 연말까지 이어지거나 ②전년동기 진도율을 반영(-38조7000억원)한 추정액을 전제로 두고 지방교부세의 감소분 규모를 가늠했다. 그 결과, ①기준이라면 정률분(보통·특별) 교부세는 6조5000억원이 ②기준일땐 7조1000억원이 감소할 것으로 봤다.
보고서를 작성한 손종필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세수 결손에 따라 보통교부세의 재원이 감소하게 되면서 지자체의 전체 재정부족액(78조8000억원) 대비 보통교부세액의 비율인 조정률은 본예산 기준 0.8163066에서 0.7319509~0.7386327로 대폭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자체 운영에 꼭 필요한 예산의 81.6% 가량을 지원하던 것에서 73% 정도의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의미다.
◆…(자료 나라살림연구소)
지자체별로 보면, 17개 광역 지자체의 보통교부세 감소액은 1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불(不)교부단체인 서울시와 경기도를 제외한 결과다. 가장 많은 감소가 일어날 것으로 추정되는 곳은 제주도였다. 감소액은 최대 2055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제주도는 별도의 산정공식에 따르지 않고, 보통교부세액의 3%를 우선적으로 교부받고 있다.
도 지역에 있는 73개 시 중에선 경남 창원시의 보통교부세 감소액 추정치가 최대 86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안동시(801억원), 포항시(800억원), 상주시(705억원), 경주시(683억원) 순이었다. 73개 시 지자체의 전체 감소액은 2조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자체 한 곳당 평균 366억원 수준이다.
보통교부세 감소액이 지방재정에서 차지하는 자주재원의 10%를 넘긴 곳도 있었다. 강원 삼척시는 일반회계 자주재원의 규모가 3931억원인데, 교부세 감소액이 최대 487억원으로 12.4%가 감소할 것으로 봤다. 시 전체의 자주재원 대비 감소액의 비율은 5.17%다. 군 지역 지자체의 전체 감소액은 2조2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감소액이 가장 큰 곳은 전남 해남군(488억원)이었다.
손 연구위원은 "세수 결손의 증가율이 하락했지만, 전년 또는 최근 5년간 평균과의 진도율 격차가 확대되고 있어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보통교부세 감소가 시 자치단체보다 예산 규모가 작은 군 자치단체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중앙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시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해 '부동산 감세'로 지자체의 세입이 2조원 넘게 줄어들었다.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행정안전부의 불용액(2조1940억원) 가운데 약 94% 가량인 2조691억원은 부동산교부세 불용액이었다. 부동산교부세는 종부세액을 재원으로 하는데, 이 불용액이 늘었다는 것은 종부세가 그만큼 덜 걷혀 지자체에 교부되는 재원이 줄었다는 의미다. 보수 정부인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선 감세에 따른 지자체의 피해를 줄이고자 세수 보전 조치(지방소비세율 인상)가 이루어졌지만, 윤석열 정부는 현재까지 보전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