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증권사 CEO 소집...'채권 돌려막기' 화두

27개 증권사 CEO·금융투자협회장 참석

애널리스트 선행매매, 증권사 간부 주가조작 연루 논란

채권 돌려막기, 손실보전 등 위법 사항 적발

금융감독원이 증권사 사장단을 소집해 증권사 영업관행 개선을 논의한다. 최근 논란이 된 애널리스트의 선행매매와 '채권 돌려막기' 등 문제가 다뤄질 전망이다.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오후 함용일 자본시장·회계 부원장 주재로 27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와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등과 함께 '증권사 영업관행 개선을 위한 간담회'를 연다. 이와 별도로 같은 날 2개 독립리서치 대표(기업리서치센터, 밸류파인더)도 불러 의견을 청취한다.

증권사 사장단이 금감원과 만나는 건 지난 4월 라덕연 사태 당시 이후 처음이다. 당시 함 부원장은 차액결제거래(CFD)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과도한 고객 유치 이벤트를 자제하라는 요청도 있었다.

이번 회의에서는 증권업계의 리서치 관행상 문제점과 향후 개선방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특정금전신탁·랩 등 고객자산의 운영실태 및 불법적 영업관행에 대한 금감원의 당부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매수 일색' 리포트 관행은 물론 애널리스트의 선행매매, 증권사 간부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까지 제기됐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은 증권사 애널리스트 A씨의 부정거래행위를 적발했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A씨는 미리 사들인 종목에 대해 '매수의견'을 낸 뒤 팔아치워 5억2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금감원 특사경은 2021년에도 비슷한 사건 2건을 남부지검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바 있다.

또 서울남부지검과 금융당국 합동수사팀은 지난 3일 H증권 부장 한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고객 투자금 130억원과 증권계좌를 라덕연 일당에게 빌려주고 수억원을 챙긴 혐의다.

'채권 돌려막기'도 화두다. 금감원은 증권사의 채권형 랩어카운트(랩)과 특정금전신탁 업무실태에 대한 집중점검을 실시해 위법사항을 적발했다.

실적배당상품인 랩·신탁을 확정금리형 상품인 것처럼 운영했고 다른 고객의 계좌나 증권사 고유자금을 활용해 고객 손실을 보전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하나증권과 KB증권, 교보증권에 대한 현장검사를 마쳤고 현재 다른 증권사로 검사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20일 임원회의에서 "증권사, 자산운용사, 사모펀드(PEF) 등 자본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금융투자회사의 불건전 영업행위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와 맞물려 투자자 신뢰를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