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군 “집속탄 도착…상황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어”
‘강철비’ 집속탄, 민간인 피해 우려로 123개국에서 금지돼
미 내외부서 반대 목소리…”美 도덕적 우위 잃을 수 있어”
러 “집속탄 지원은 3차 대전 의미”…핵 위협 우려
바이든 “155mm 포탄 생산 동안 지원…영구적인 것 아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사용한 집속탄 <사진 로이터>
올렉산드르 타르나우스키 우크라이나군 사령관은 13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으로부터 방금 집속탄을 받았다"며 "아직 사용하지 않았지만, 상황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또한 이날 발레리 세르센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을 통해 이 사실을 확인해 보도했다.
타르나우스키 사령관은 "적 또한 우리가 집속탄을 가짐으로써 유리해질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적은 집속탄 사용 가능 지역을 포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집속탄에 대한 논란을 의식한 듯 "러시아는 우리가 모든 지역에서 집속탄을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며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이라도 인구 밀집 지역이면 사용이 금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일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점령한 러시아에 대한 대반격을 지원하기 위해 집속탄을 포함한 8억 달러 규모 군사 패키지를 발표했다.
하지만 발표 직후 러시아뿐 아니라 동맹국과 미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며 이에 대한 논란이 커졌다.
바버라 리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은 지난 9일 CNN에 "집속탄은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 선을 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23개국이 서명한 '집속탄에 관한 협약(CCM)'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에 이를 지원할 시 "미국이 도덕적 리더십을 잃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폭탄 속 여러 개의 소형 폭탄이 들어있어 여러 목표물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해 '강철비'라고 불리는 집속탄은 민간인 피해가 높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 여러 국가에서 금지되고 있다. '집속탄에 관한 협약(CCM)'은 집속탄의 사용이나 생산 및 제조, 보유, 이전을 금지하는 국제 협약이다.
스페인,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 등 미국의 동맹국도 CCM을 언급하며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는 3차 대전을 언급하며 강한 반발을 표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집속탄 지원은 3차 세계대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발언이 미국이 집속탄을 지원할 경우 러시아가 전술핵 카드를 쓸 수 있다는 위협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다만 러시아 측이 쓰는 집속탄을 우크라이나가 방어에 사용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앞서 마이클 매콜 공화당 하원 외교위원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아무런 제한 없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요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있는 러시아군에 사용하게 해 달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집속탄이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논란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포탄이 추가 생산되는 동안 임시로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구적인 것은 아니다. 155밀리(mm) 포탄이 추가 생산되는 동안 불발률이 낮은 집속탄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 소통관 또한 우크라이나에 부족한 포탄 생산에 시간이 걸린다며 그 공백을 채우기 위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