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우크라에 군사 지원한 폴란드에 원한 가지고 있어”
벨라루스 거점 바그너에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 안보 불안 호소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유로뉴스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바그너는 서쪽(폴란드)으로 가자고 주장하고 있다"며 "바그너가 바르샤바, 제슈프로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바르샤바, 제슈프는 폴란드의 도시로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에서 100km 정도 떨어져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어 "그들(바그너그룹)은 원한을 가지고 있다"며 "그들은 바흐무트에서 싸울 때 우크라이나의 군사 장비가 어디서 왔는지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루카셴코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바그너그룹 용병들이 벨라루스로 이주하고 활동하며 인접국인 동유럽 국가들의 안보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실제 지난 17일 벨라루스에서 군사 활동을 모니터링하는 '벨라루스 하준 프로젝트'는 러시아 국기와 바그너그룹 휘장을 실은 100대 이상의 차량 호송대가 벨라루스로 들어왔다고 전했다. 같은 날 루카셴코 대통령은 러시아와 군 합동 훈련소에 관한 협정을 비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안자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지난달 NATO 동맹국 지도자들에게 "나토의 동부 안보 강화가 매우 중요하다"며 "바그너그룹 용병들을 벨라루스로 재배치하려는 계획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 또한 주변 국가의 안보 불안이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하며 "바그너가 벨라루스에 연쇄살인범을 배치하면 모든 인접 국가가 불안정의 더 큰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루카셴코 대통령은 바그너그룹의 벨라루스 주둔이 안보 위협이라는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이날도 그는 "기존에 합의대로 바그너 그룹을 벨라루스에 붙잡아 두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러시아 정규군이 자신들의 캠프를 미사일로 공격했다며 무장 반란을 일으켰으나 모스크바를 200km 남겨두고 진격을 중단했다. 반란이 일어난 지 36시간 만이었다.
당시 프리고진은 루카셴코 대통령의 중재로 러시아 정부와 합의했으며 크렘린궁은 프리고진에 대한 기소를 취하하고 프리고진이 러시아를 떠나 벨라루스로 망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그룹 용병에 원할 경우 벨라루스로 이전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히며 바그너그룹이 벨라루스에 새로운 거점을 만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