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50억 클럽 의혹' 박영수 딸 피의자 소환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들을 돕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딸을 소환했다. 박 전 특검의 최측근인 양재식 전 특검보도 재소환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이날 오후 박 전 특검의 딸 박모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검찰은 박씨를 상대로 화천대유에서 대여금 등 명목으로 얻은 25억원 상당 이익의 성격, 박 전 특검의 관여 여부 등을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2016년 6월 대장동 민간업자 김만배씨 주선으로 화천대유에 입사해 2021년 9월까지 약 6천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또 2019년 9월∼2021년 2월 5차례에 걸쳐 회사에서 총 11억원을 빌렸고, 2021년 6월 화천대유가 소유한 대장동 소재 아파트 한 채(전용면적 84㎡)를 시세의 절반 가격에 분양받아 약 8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이렇게 거둔 이익만 약 2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 전 특검에 대한 첫 구속영장 청구 당시 박씨가 거둬들인 약 25억원의 이익에 대해서는 범죄 혐의를 적용하지 않고 배경 사실로만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영장이 기각된 이후 박 전 특검과 딸 박씨에게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그간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기존 혐의의 사실관계를 구체화하는 동시에 딸이 수수한 금품의 이익 규모, 성격을 규명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달 18일 박씨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등 25억원 가운데 구체적으로 범죄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 범위 등을 검토했다.

당초 검찰은 박 전 특검이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면서 2014~2015년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컨소시엄 관련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200억원을 약정 받고 8억원을 수수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 등)을 적용해 왔다. 수재죄는 금융기관 임직원이 알선을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거나 약속 받았을 때 적용된다.

그러나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난 뒤 박 전 특검이 딸을 통해 우회적으로 이익을 얻은 것으로 의심되는 2016~2021년은 수재죄 적용이 어렵다. 2016년 이후 특검 시기에 이뤄진 범죄 혐의에 대해선 청탁금지법을 적용한 것이다. 박 전 특검의 딸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공범으로 입건됐다.

이날 양 전 특검보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양 전 특검보를 상대로 2014년 박 전 특검이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 선거 자금으로 3억원이 유입된 경위 등을 중심으로 컨소시엄 구성 관련 청탁 등 전반적인 사실관계를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특검보는 검사 시절부터 박 전 특검과 인연을 맺었고, 2016년 국정농단 특검팀에서 특검보를 지낸 최측근이다. 검찰은 양 전 특검보가 박 전 특검과 대장동 민간업자 사이의 실무적인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본다.

검찰은 박씨와 양 전 특검보에 대한 조사 결과 분석 뒤 곧 박 전 특검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