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올해 러시아에 드론 수출 '1억 달러'…우크라의 30배

페이퍼컴퍼니 통해 헬멧, 방탄복, 드론 조달해

"중립국 주장 불구, 中은 러 지지하는 것"

서방 "中, 러시아에 장비·기술 제공" 우려

전날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중심부에서 드론 잔해가 발견된 데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드론을 통한 공습을 개시한 가운데 올해 러시아가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드론의 규모가 우크라이나의 30배인 것으로 드러났다.

24일(현지시간)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세관 데이터를 바탕으로 올해 러시아가 중국으로부터 1억 달러 이상의 드론을 수입했으며 이는 우크라이나보다 30배가 많은 금액이라고 전했다.

또한 방탄복에 사용되는 부품인 세라믹의 러시아 수출은 69% 증가한 2억 2,500만 달러에 달했다. 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수출은 61% 감소한 5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베를린 싱크탱크인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의 헬레나 레가르다 중국 국방 및 외교정책 수석 분석가는 "중국이 중립국이라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 매우 분명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처럼 중국이 레드라인을 넘어 러시아에 무기나 군사 장비를 판매한다면 유럽연합(EU)으로부터의 2차 제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봤다. 다만 현재 중국이 수출하고 있는 방탄복, 열화상, 상업용 드론과 같은 장비는 대응을 촉발할 가능성이 낮다.

또한 폴리티코는 러시아가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중국으로부터 헬멧과 방탄조끼 등을 조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연방국인 부랴티야 공화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실바'라는 회사는 지난 1월 '상하이 H 윈'이라는 중국 회사로부터 방탄조끼 10만 개와 헬멧 10만 개를 구매했다. 해당 회사의 지난해 수입은 0원이었으며 구글 스트리트뷰에서 본 이 회사의 주소지는 낡은 아파트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1월 데이터에 따르면 모스크바 화물 운송 회사로 등록된 '레짓텔레콤'이라는 러시아 회사도 중국 회사인 '디콘 상하이'에서 헬멧 10만 개와 방탄복 10만 개를 구매했다. 해당 회사는 러시아군에 물품을 공급했는지 묻는 말에 "이것은 상업활동이며 우리는 이를 공개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러시아 로스토프에 있는 '포지트론'이라는 회사도 지난해 11월과 12월, '베이징 KR내추럴'이라는 중국회사로부터 6,000만 달러의 헬멧과 세라믹을 구매했다.

당시 세관 기록에는 헬멧이 군사용이 아닌 페인트볼 게임용이라고 기재돼 있으나 국방 전문가들은 이는 군사용 품목을 들여오는 일반적인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포지트론'은 지난해 12월 중국의 다국적 기업인 'SZ DJI 테크놀로지'로부터 다양한 드론을 수입했다. 수입 품목 중에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모델이 포함돼 있었다.

중국은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분쟁에서 중립국을 자처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우크라이나전에서 사용될 수 있는 군사적 지원을 러시아에 제공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미국과 서방은 중국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장비 및 기술을 제공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지속적인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방중 일정에서 "중국 정부에 이에 대해 매우 경계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으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최고 외교 고문인 에마뉘엘 본은 최근 아스펜 안보 포럼에서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는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