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높아 잔금 날짜 길게 잡는 경우 증가
◆…자료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의 아파트 정보에 등기 정보를 공개하기로 한 가운데 실거래가 신고가 이뤄진 서울 아파트 46% 이상이 미등기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연합뉴스는 부동산R114와 공동으로 올해 1월부터 이달 27일까지 실거래가 신고가 이뤄진 수도권 아파트 8만8927건(해제거래 제외)을 대상으로 등기 여부를 분석한 결과 등기를 마친 거래는 전체의 60.4%(5만3702건)였으며, 나머지 39.6%(3만5225건)는 아직 미등기 상태인 것으로 집계됐다.
국토교통부는 집값 띄우기를 통한 부동산 시세 조작을 막기 위해 지난 26일부터 올해 계약된 전국 아파트의 실거래가 정보에 등기 일자를 함께 공개하고 있다. 이는 매수인이 계약을 한 뒤 실거래가 신고는 하지만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는 하지 않는 방식으로 호가를 올리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부동산 소유권이전 등기는 잔금을 치른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하게 돼 있다. 정부는 계약 후 4개월(약 120일)이 지나도록 등기가 안 된 아파트의 경우 시세 띄우기성 거래일 가능성을 의심해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에선 인천의 등기 완료 비중이 66.3%로 가장 높았고 경기도가 61.3%였으며 서울은 53.7%로 가장 낮았다.
계약부터 등기를 완료하기까지 걸린 기간은 수도권은 평균 61∼120일 이내가 36.3%로 가장 많았고 △31∼60일 이내 33.1% △30일 이내 28.3% △120일 초과는 2.2%였다.
서울의 경우 45.5%가 등기까지 61∼120일이 소요된 반면, 인천과 경기도는 각각 32.1%, 34.8%로 조사됐다. 등기까지 4개월 이상 걸린 계약도 경기와 인천은 각각 2.0%인데 비해 서울은 3.1%로 높았다.
이는 대체로 서울의 아파트값이 높아 잔금 날짜를 길게 잡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올해 1∼3월에 거래돼 계약 후 4개월이 지난 수도권 아파트 3만5384건 가운데 9.8%(3450건)는 아직 등기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1∼3월 거래량 6850건 중 10%(683건)가 아직 등기 전이었다. 경기도는 2만2578건 가운데 9.9%(2246건), 인천은 5956건 중 8.7%(521건)가 미등기 상태였다.
전문가들은 장기간 미등기 상태인 것은 이상 거래일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최근 거래 당사자의 합의에 따라 잔금 일자를 길게 잡는 경우도 있어 이상 거래와 혼돈될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4월 정부가 실시한 실거래가 띄우기 의심 거래 조사에서 정상 거래인데도 잔금 일자가 계약 후 1년 뒤로 잡힌 거래가 다수 확인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