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기업들, 제재 이어 모스크바 겨냥 드론 공격까지…불안 가중

모스크바 시내 겨냥한 드론 공격 이번 주만 두 번째

러 기업들, 재택근무 유연근무제 등 직원 안전 조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의 기업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모스크바 시내를 겨냥한 드론 공격이 이어지면서 실제 물리적 안전에 대한 불안 또한 가중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모스크바 시내를 겨냥한 드론 공격이 지난 일주일간 두 번 발생한 가운데 모스크바 시민들뿐 아니라 러시아 기업의 직원 안전에 대한 불안이 가중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최대 포털사이트 얀덱스는 이날 직원들에게 야간 시간에는 모스크바 시내에 위치한 사무실에 출근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얀덱스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상황을 고려해 밤(오전 1시~오전 6시)에는 사무실에 있지 말라"며 "이 조치는 모든 모스크바 사무실에 적용된다"고 전했다.

현재 얀덱스뿐 아니라 러시아의 많은 기업은 팬데믹 기간 조처된 재택근무 및 유연근무제를 연장하고 있다.

상업지구인 '모스크바 시티'에서 일하고 있는 한 직원은 로이터통신에 "나와 내 동료들에게 더욱 걱정스러운 일이 됐다"며 "마음속으로는 항상 모스크바 시티가 목표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대기업의 한 직원 또한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 매우 두렵다"고 우려했다.

전날 3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내 상업 지구를 공격하려던 드론 3대가 격추되는 과정에서 사무실 두 곳의 외관 유리창이 파손됐다.

이날 파손된 건물 중 한 곳에 사무실을 둔 러시아 온라인 미디어 그룹 매시는 이후 텔레그램에 피해 사진을 올리며 직원들에게 일시적 재택근무를 허용했다.

러시아 언론은 해당 지역이 현대적인 고층 타워가 운집한 상업 지구 '모스크바 시티'이며 손상을 입은 건물 한 곳은 러시아 정부 부처 세 곳과 주거용 아파트가 있는 곳이라고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전쟁이 러시아의 영토, 상징적 중심지, 군기지로 서서히 되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말부터 러시아 본토를 향한 드론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4일에도 러시아 국방부 건물 인근에서 드론 파편이 발견된 것과 관련해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군의 드론 공격을 저지했다"고 발표했으며 미국 백악관은 "러시아 본토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크렘린궁 또한 지난 5월 드론 공격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우크라이나 측은 "우리는 공격하지 않았다"며 이를 부인했지만 이후 미언론은 미 정보당국이 이를 우크라이나의 비밀 작전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