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가상화폐, 전면 상장폐지" 명령에 이어 美법원 판결 번복

"SEC, 비트코인 제외한 모든 가상화폐 폐지 요구"

권도형 소송서 리플 판례 뒤집혀…"가상화폐=증권"

미국 증권 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화폐 거래소에 비트코인 이외의 모든 가상화폐를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가상화폐를 증권으로 볼 수 있다는 미국 법원의 엇갈린 판결이 나오면서 비트코인이 하락했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CEO)는 SEC가 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암호화폐의 거래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암스트롱 CEO는 SEC의 이러한 요구에 소송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 시점에서 우리는 정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자산을 폐지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미국 가상화폐 산업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서는 가상화폐는 증권이 아니라는 판결을 번복하는 결과가 나왔다.

CNBC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간) 연방법원의 제드 레이코프 판사는 뉴욕지방법원의 아날리사 토레스 판사가 지난달 암호화폐 리플 소송에서 "기관 투자자들에게 판매될 때는 증권이지만 일반 대중에게는 증권이 아니라"라고 판결한 것과 관련해 "이 지역의 다른 판사가 최근 선택한 접근 방식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날 그는 "판매 방식에 따라 증권 여부를 구분하는 것을 거부한다"며 가상화폐는 증권으로 간주한다고 판결했다.

이 같은 판결은 테라폼랩스 설립자 권도형이 미 SEC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나온 것이다.

그는 지난 2월 테라 폭락 사태와 SEC가 자신을 사기 혐의로 기소하자 이에 맞서 리플 판례를 내세워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는 증권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소송 기각을 요청했다.

지난달 뉴욕지방법원은 "리플랩스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일반 투자자들에게 리플을 판매한 것은 연방 증권법을 위반한 행위라 볼 수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비트코인은 이날 6주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은 2% 하락한 28.870달러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