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인접국 안보 불안 커져 "바그너 도발 늘어나…위협적"

"바그너 폴란드 국경 접근…도발 늘어날 것" 경고

바그너 용병 일부, 전략적 요충지 '수바우키 회랑' 접근해 불안 조장

벨라루스 인접 3국 "안보상황 대비해 벨라루스 국경 폐쇄 준비해야"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가 러시아 무장 반란 사태 이후 벨라루스로 거점을 옮긴 민간기업 바그너그룹의 도발이 늘어나면서 북대서양기구(NATO·나토) 동부전선에 안보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마테우슈 모라비츠키 폴란드 총리와 기타나스 나우세다리투아니아 대통령은 이날 요충지로 알려진 수바우키 회랑에서 긴급회동을 가지고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국경에 대한 압박을 높이고 도발 횟수를 늘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바그너 용병 최소 4천 명이 벨라루스에 머물고 있고 일부 용병들은 폴란드 국경에 접근했다"며 "우리는 이러한 도발이 증가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지난 1일에는 벨라루스 헬리콥터 두 대가 폴란드 영공을 침범했다. 벨라루스 외무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당일 소셜미디어에는 현지 폴란드 주민들이 올린 벨라루스 휘장을 단 헬리콥터 사진이 게시됐다.

이날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또한 "바그너 용병은 위협적"이라며 "지난 주말에는 이들 중 100명 이상이 수바우키 회랑에 접근했다"고 밝혔다.

'나토의 아킬레스건'으로 불리기도 하는 수바우키 회랑은 발트 3국(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과 나토 회원국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러시아의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를 차단하고 있기도 하다. 만일 러시아가 수바우키 회랑을 점령한다면 발트 3국과 폴란드가 차단된다.

이에 따라 최근 바그너그룹이 일부 용병들을 수바우키 회랑 인근 도시로 이동시킨 것이 알려지면서 지역 내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나우세다 대통령은 "스웨덴의 나토 가입 확정으로 수바우키 회랑에 대한 전략적 중요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수바우키 회랑은 여전히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잠재적인 도발 대상"이라고 우려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폴란드와 리투아니아에 혼란을 조장해 상황을 불안정하게 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날 폴란드와 리투아니아의 국경은 자유세계의 국경이며 동쪽에서 오는 전제주의의 압력을 막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우세다 대통령 또한 "벨라루스에 바그너 용병을 1만 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은 명확하다"며 "이들은 심각하게 대해야 할 병력"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그는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라트비아는 벨라루스의 바그너 용병으로 인해 안보 상황이 나빠질 경우 함께 벨라루스 국경을 폐쇄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한 알고리즘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