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청주시, 세종시, 소방, 경찰 어느 한 기관이라도 제대로 업무 수행 했어야
어떤 수사와 징계 진행 되는지 공유되거나 알 수 없어 기다리는 입장
중대재해처벌법 기소 여부 검찰 몫, 해당 법으로 적용해 처리해달라는 취지
◆…오송 지하차도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3일 청주지검 앞에서 충북지사, 청주시장,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청장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오송 참사 유가족들이 김영환 충북지사 등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한 가운데, 유족들은 5개 기관이 총체적 부실 대응이라고 지적하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 유가족협의회 이경구 대표는 3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충북도, 청주시, 세종시, 소방, 경찰 5개 어느 한 기관이라도 제대로 업무를 수행 했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경구 대표는 "총체적 부실이다 보니까 인력과 조사범위가 광범위해서 (진상 규명이) 늦어지지 않나 싶다. 조속히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대통령이 (분향소에) 오지 않는 것은 서운하지 않다. 정부관계자 누가 오더라도 유족들에게 위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큰 의미가 없다"며 "열네 분이란 분이 갑자기 짧은 시간 안에 돌아가셨는데도 아직 그에 대한 설명도 못 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매체를 통해서만 들을 수 있고, 돌아가실 때 상황이 어느 정도 밝혀진 것들이 있으나 그런 부분도 도청, 시청에 문의했을 때 돌아오는 답변은 '조사 중이다' '기다리라'는 말만 해 유가족들은 분노밖에 차는 게 없다"고 전했다.
그는 "7월 28일에 발표된 자료에 34명 검찰수사 의뢰, 63명 징계 조치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세부적으로 어떤 수사와 징계가 되고 있는지 저희한테 공유되거나 알 수가 없기 때문에 기다려야 하는 입장으로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어느 일부 유족에게 충북경찰청에서 사건에 대한 '업무상 과실치사'라는 죄명으로 검찰청에 송치한다는 등기가 접수됐다"며 "유가족들이 생각하는 열네 분이나 돌아가신 부분이 축소돼 조사되지 않았나"며 고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중대재해처벌법 기소 여부는 검찰의 몫이고 저희 유족들은 계속 해당 법으로 적용해서 처리해달라는 취지로 요청 드린 것"이라며 "이전에 발생했던 다른 참사보다는 원인이나 요인이 구체화 돼 있어 죄를 가려내기에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참사 당일 매뉴얼상 정위치를 지키지 않고 서울 만찬 등 행적이 의문인 것에 대해선 "현장을 지키는 게 맞고 도청 내 컨트롤타워로서 직접적으로 지휘하는 게 맞다"며 "그때 왜 그랬는지 궁금도 하지만 지금 현 상황에서는 그 행적에 대해서 관심없다"고 일갈했다.
앞서 지난달 15일 미호강 제방 유실로 청주 오송 지하차도가 침수돼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친 참사가 발생했다. 희생자 유가족은 지난 3일 김영환 충북지사, 이범석 청주시장, 이상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을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