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 9곳, 종투사 지정...기업신용공여 등 사업 영위
이효섭 자본연 실장 "ELS·DLS 발행 및 PF 채무보증 위주"
"벤처기업 지분투자보다는 부동산 자산 다수 보유"
◆…자본시장연구원 제공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지난 7일 '종투사 10년 평가 및 한국형 투자은행(IB)의 발전전략' 보고서에서 "종투사 순영업수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수익의 상당 부분을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발행 및 부동산 PF 채무보증 사업에 의존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2013년 이후 9개 대형 증권사가 종투사로 지정받아 기업 신용공여 등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중 KB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은 초대형 IB로 지정받았으며 삼성증권을 제외한 4개사가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 중이다.
자본연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국내 종투사의 자기자본은 148% 증가했고, 순영업수익은 6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화와 수익성 측면에서 양적 성과를 거둔 셈이다.
반면 종투사 수익의 70~80%는 위탁·자기매매로 이뤄져 질적 성과는 다소 미흡한 모습이다. 기업금융의 상당수는 부동산 관련 대출로 수행됐고 혁신 벤처·중소기업보다는 우량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심으로 기업금융 서비스가 제공됐다.
국내 종투사 기업여신 중 상당수는 특수목적법인(SPC)과 부동산 관련 자산으로 확인됐다. 혁신 벤처기업에 대한 지분투자 규모는 매우 작았다. 모험자본 공급과 관련이 있는 주식 보유 규모는 전체 종투사 자산 규모 중 2.1%에 불과했다.
◆…자본시장연구원 제공
한편, 주식발행시장(ECM)과 채권발행시장(DCM), 인수합병(M&A) 부문에서 국내 종투사의 아시아 순위는 각각 20~30위권, 60~70위권으로 글로벌 IB들과 비교해 기업금융 경쟁력이 열위에 있었다. 이 실장은 "국내 종투사가 글로벌 IB들과 비교해 아시아 주요기업의 기업분석 능력에 있어 다소 열위에 있고, 자본력과 자금조달 비용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부족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종투사가 한국형 IB로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강점인 소매금융을 살리고, 약점인 기업금융 역량을 보완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 실장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술력을 활용해 위탁·자기매매 분야에서 해외 진출을 확대하는 한편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제도 도입 및 M&A 활성화를 통해 기업금융 역량을 강화하고, 연기금·국부펀드와의 동반 진출을 장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법인지급결제를 허용해 기업금융 업무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성과급 체계 및 내부통제 개선을 통해 위험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노력도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