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부총리 성남지역 中企 간담회-
"식품 관련 법규가 바뀔 때마다 과자봉지를 바꿔찍어야 하는데, 법규가 지나치게 자주 바뀌는 바람에 남는 봉지를 버려야 해 수억원씩 손해를 보고있습니다"(㈜맘모스제과 신영철 대표이사)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때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력은 다양한데 다양성을 무시하고 획일적으로 인원을 배정하고 있습니다"(㈜크린토피아 이범돈 부사장)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9일 찾아간 성남지역 중소기업 대표들은 정부의 잦은 법규변화와 획일적 제도에 대해 한숨을 쉬며 개선해 줄 것을 호소했다.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에 있는 성남산업단지관리공단에서 이들 중소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진 권 부총리는 생생한 현장 목소리를 직접 들은 데 대해 보람을 느낀다며 업체 대표들이 건의한 내용을 하나하나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세제 제조회사인 ㈜크린토피아 이범돈 부사장은 획일적인 외국인 근로자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외국인근로자를 고용하기 원하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해외에 나가 직접 찾아온다면 업무효율성이나 생산성이 훨씬 높아질 수 있다"면서 "기업들이 근로자들을 찾아온 뒤 정부에 신고토록 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기업에서 반드시 해야 하는 법정교육일수를 줄이거나 삭제해달라고 건의했다.
맘모스제과 신영철 대표이사는 "3년전만 해도 종업원이 60명이었는데, 갈수록 기업하기가 힘들어져 종업원을 더 뽑지 못해 현재는 45명"이라며 식품관련 법규가 1∼2년에 한번씩 바뀔 때마다 봉지를 갈아야 하는데, 그러면 남은 봉지를 전부 버려야 해 수억원씩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회사 코맥스 변동덕 대표이사는 "경쟁국인 일본에서는 멕시코나 남미 등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어 관세없이 제품이 들어가는데 우리는 4∼8%씩 관세를 붙이고 들어가야 해 애써 구축한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면서 "하루 빨리 멕시코 등과 FTA를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능성 미용비누 제조업체인 한일물산 곽성학 대표이사는 "비누 든 가방 하나 들고 맨몸으로 중동과 중남미, 동남아 등에 수출을 하러 다니는데 각 나라에 파견된 우리나라 공무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협조가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용인화학 송승섭 대표이사는 "원자재 가격이 올라 중간자재를 파는 우리 회사는 채산성을 맞추기가 어느 때보다 어려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라면서 "수입원자재의 경우 수출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관세를 인하해준다면 원가 절감차원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산업단지 관리공단 이범택 이사장은 "설립 5년 이하의 법인이 수도권에 부동산을 취득하면 취.등록세가 3배 중과되게 돼 있는데, 산업단지는 위치는 수도권이지만 지방기업으로 분류돼 서울에 매장을 하나 만들려고 부동산을 취득하면 취.등록세를 3배로 내야 해 기업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부총리는 기업인들의 건의를 듣고 수입원자재에 대한 관세인하와 취.등록세 3배 중과 관련 부분은 긍정적으로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권 부총리는 이어 홈네트워크와 비디오폰, CCTV 제조업체인 코맥스와 기능성 미용비누와 화장품 제조업체인 한일물산을 잇따라 방문, 제조현장을 둘러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