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차선 변경 등 다양한 움직임 조합해 사고 과실 결정
역학조사 투입전문가 인력 감축 및 범죄 예방 활용 기대
◆…기계공학부 이용구 교수(좌)와 이성재 박사과정생 자료=지스트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 기술로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해 교통사고 과실 비율을 평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기계공학부 이용구 교수 연구팀은 인공지능(AI) 기술로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해 교통사고 과실 비율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교통사고 과실 비율 평가와 관련된 분쟁은 매년 10만건 이상 발생하고 있으며 변호사 50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건당 약 75일에 걸쳐 심의하는 등 천문학적인 인력과 시간이 투입되고 있다.
인공지능의 경우 주관적 관점이 없어 사고 과실의 객관적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는 점에 착안한 연구팀은 블랙박스에 찍힌 사고 영상 1200건을 분석해 인공지능 네트워크에 학습시켰다.
연구팀은 3D CNN 기술을 활용해 차도, 차선과 같은 '공간 정보'와 사고 차량의 움직임과 같은 '시간 정보'를 동시에 분석했다. 'CNN'은 인간의 시신경을 모방해 만든 딥러닝 구조를 말한다. 기존의 2D CNN은 이미지 등의 2차원 데이터만 다룰 수 있었으나, 3D CNN은 시간까지 더해 영상을 분석하고 학습한다.
◆…인공지능 모델 구조와 최종 결과 예시 자료=지스트
3D CNN 기술로 학습한 인공지능은 시간에 따른 차선 변경과 추돌 같은 다양한 움직임을 조합해 최종 사고 과실을 객관적으로 결정한다. 기존의 인공지능 영상 분석 기술은 주로 달리기나 수영과 같은 반복적인 움직임을 분류하는 방식이었다.
이번 연구성과를 활용하면 보험업계에서는 기초적인 역학조사에 투입되는 전문가 인력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소비자도 사고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추가적인 분쟁 제기에 따른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CCTV 영상 분석을 통한 범죄 예방 및 분석, 자율주행 안전 예방 장치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용구 교수는 "이제 인공지능이 인식을 넘어 법률적 판단을 하는 시대가 올 것에 대비해 인간은 인공지능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유지하지 위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성과는 인력에 의존하고 있는 사고 심의를 자동화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요 시간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JCDE(Journal of Computational Design and Engineering)'에 지난달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