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 철옹성, 전기차로 뚫는다”...中, 동남아 시장에 도전장

일본 브랜드가 장악하고 동남아 자동차 시장에 중국이 전기차를 앞세워 일본의 독주를 가로막기 시작했다.

13일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제조 기업이 1분기 동남아 전기차 시장의 75%를 차지해 다른 경쟁사를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아 지역은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 중 한 곳이다.

지난해 중국의 아세안(ASEAN) 시장으로의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58억 달러에 달한다. 중국 자동차 브랜드 점유율은 5년 전 1% 미만에서 최근 6%까지 상승했다.

특히 동남아 자동차 제조 허브인 태국의 경우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5개월간 중국 자동차 6만9000대가 수출됐으며 이중 전기차 비중은 90%(6만6000대)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140%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중국 자동차 기업의 약진은 동남아 시장에서 현지화 전략을 적극 추진한 데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동남아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거나 합자 기업을 설립해 원가를 낮춘 뒤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내세우며 현지 시장 수요를 공략했다.

세계 최대 배터리 회사인 중국 CATL은 지난 6월 태국의 아룬 플러스(Arun Plus)사와 기술 관련 협약을 맺으면서 동남아 전기차 공략에 나섰다. 지난 2020년 태국에 6억5000만 달러를 투자한 장청자동차의 경우 태국 공장을 통해 생산한 전기차 모델을 현지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밖에 비야디, 창안자동차, 상하이자동차가 태국에 공장을 짓거나 건설하기로 발표했다.

이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계획 중인 공장들이 모두 완공되면 연간 생산능력 합계는 50만대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전문가포럼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아 자동차 시장에 중국 브랜드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일본계 브랜드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1960년대부터 동남아 시장에 진출해 완성차 공장을 건설했고, 공급망을 확충해 왔다.

그러나 최근 동남아 시장에 전기차 붐이 일면서 풍부한 경험과 경쟁력을 갖춘 중국 자동차 기업이 시장의 승자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남아 지역의 올해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전체 승용차의 3.8%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0.3%에서 13배 가까이 올랐다.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는 향후 10년 동안 중국의 자동차 브랜드가 태국 전기차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 기업으로부터 최소한 15%포인트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아 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지역에서의 중국 자동차 브랜드 약진으로 일본 브랜드는 물론 다른 경쟁사들도 고삐를 죄고 있다"며 "혼다는 올해 태국에서 SUV 전기차를 양산할 계획이고 토요타도 전기차 생산을 검토중"이라고 전했다.